찬밥신세였던 '주상복합 땅' 속속 팔린다

입력 2014-06-19 22:00
수정 2014-06-20 04:20
상가 - 주거시설 분리해 지을 수 있어 인기
구리 갈매·광명역세권·동탄2 등 낙찰경쟁 불붙어


[ 김진수 기자 ]
부동산 개발업체인 네오밸류는 지난 17일 시행된 경기 구리시 갈매공공주택지구(옛 보금자리) 주상복합 용지(S2블록) 입찰에서 1345억원을 써내 대우건설을 5억원 차이로 제치고 낙찰받았다. 이 부지에는 중대형 아파트 1196가구를 지을 수 있다.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는 “주거와 상업시설 비율이 85% 대 15%로, 분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업시설 부담이 크지 않다”며 “상가동을 따로 지을 수 있어 상가(저층부)와 주거시설(고층부)이 함께 들어서는 기존 주상복합빌딩의 거부감도 없앨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택지지구 내 주상복합 용지가 잇따라 팔려나가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가시설에 대한 분양 부담 때문에 주상복합 용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수도권 공동주택 용지가 크게 줄어든 데다 상업시설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주상복합 용지 공급 조건이 완화되면서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적극적인 매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택지지구 내 주상복합 용지도 인기

19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에서 주상복합 용지 20여개 필지가 팔렸다. 올초 경기 광명시 KTX광명역 주변 광명역세권개발지구에서는 호반건설(주상1) 대우건설(주상2) 화이트코리아(주상3) 등이 주상복합 용지를 매입했다. 이곳에서 호반건설은 아파트 430가구를, 대우건설은 아파트 640가구와 오피스텔 336실을 가을께 공급할 예정이다.

반도건설은 올초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내 주상복합 용지(C15블록)도 사들였다. 올 하반기 아파트 740가구와 상업시설을 공급할 예정이다. 금성백조주택과 우미건설은 최근 동탄2신도시 동탄역 인근 중심상업지역 내 C7블록(511가구)과 C12블록(621가구) 낙찰자로 선정됐다. 호반건설은 또 지난달 충청권인 아산탕정지구 주상복합 용지인 아산복합1블록(850가구)을 매입했다. LH는 조만간 동탄2신도시와 수원 광교신도시, 아산탕정지구 등에서 주상복합 용지를 추가로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 비중 줄어든 게 활성화 요인

건설사들이 주상복합 용지를 잇따라 사들이는 것은 LH가 전체 연면적 중 상업시설 비중을 줄이거나 상업시설 내 주거용 오피스텔을 허용하는 등 조건을 완화해서다. 광명역세권개발과 아산탕정지구는 상업시설 비중이 기존의 30%에서 10%로 축소됐다. 동탄2신도시는 상업시설 비중이 30%이지만 25%까지는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다. 게다가 용적률도 300% 정도여서 아파트동과 상가동을 구분해 지을 수 있는 용지도 많다.

김정혁 호반건설 부장은 “상업시설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상업시설을 분리할 수도 있어 평면 및 단지 배치가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 회복 기대감도 건설사들이 주상복합 용지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견 주택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 택지지구와 공동주택용지를 대거 매입하는 바람에 쓸 만한 용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중심상업지역과 지하철역 등이 가까운 주상복합 용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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