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연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 담배 연기가 자욱하다. 정부가 10년 만에 담뱃세 인상을 적극 추진하면서 국내 대표 담배주인 KT&G 주가에 상승 탄력이 붙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015년 초 세금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담뱃값 주판을 튕기고 있다.
◆ 담뱃세 얼마나 오를까
6·4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이후 담뱃세 인상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댐뱃세 인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임종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지난 11일 '금연의 날' 행사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뱃세 인상 권고를 받아들여 담뱃세 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가격 인상은 기획재정부 안정행정부를 포함해 정부 내 공감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현재 국산 담배 가격 2500원에서 세금 1549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2% 수준이다. 이는 WHO가 권고하는 담뱃세 비율인 70%보다 낮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배세금은 2004년 말 이후로 조정되지 않은데다 금연 유도라는 명분으로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태"라며 "2016년 총선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내에 실행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담뱃세 인상 폭은 1000원 가량일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한국 등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들을 대상으로 담뱃세 50% 인상을 촉구했다. WHO의 권고를 따르면 현재 국산 담배 2500원을 기준으로 담뱃세 인상 폭은 800원 정도가 된다. 임 국장은 이와 관련, "담뱃세 인상 폭은 700~800원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 KT&G, 10년 만에 찾아온 인상 호재
담뱃세 인상은 KT&G에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담배 가격은 2500원을 기준으로 소매점 마진 250원과 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국민건강증진기금 354원, 폐기물부담금 7원, 부가가치세 225원, 출고원가 702원으로 구성된다. 세금 인상을 통해 제품 가격을 올리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평균판매단가(ASP) 인상 폭이다.
해외 경쟁사들은 제품가격을 2011년과 2012년 갑당 200원씩 인상했지만 KT&G는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모든 제품의 소비자가격을 갑당 200원 인상하면 올 주당순이익(EPS)은 34.8% 상승한다. 중저가라인의 소비자가격을 200원 올릴 경우 EPS는 8.4%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경쟁사처럼 모든 제품의 ASP를 200원씩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브랜드 가치 상향을 위해 일부 저가 브랜드의 ASP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론과 정부의 세수 확보 규모를 감안할 때 2300원 이하인 저가 제품의 추가 ASP 인상이 기대된다"면서 "판매량 감소가 없다면 평균 ASP 10%(71원) 상승 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 16%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G 측는 세금 인상 폭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가격 오름 폭은 세금을 얼마나 인상하느냐에 달렸다"며 "세금 인상 폭이 정해지면 소매점 마진 10%와 원가, 고객 편의성 등을 고려해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G 주가는 최근 2달간 6.5% 가량 올랐다. 지난 5월 담뱃세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9일 오후 1시52분 현재 KT&G는 전날보다 1300원(1.49%) 오른 8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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