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붙은 정태영-원기찬

입력 2014-06-18 21:36
수정 2014-06-19 03:54
금융가 In & Out

'카드연계 車할부' 놓고 격돌


[ 이지훈 기자 ]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카드복합상품’ 판매 문제로 제대로 붙었다.

두 회사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지난 17일 열린 ‘신용카드 연계 자동차 금융 적정성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불꽃튀는 설전을 벌였다.

카드복합상품이란 신용카드회사가 자동차 판매회사로부터 받은 1.9% 결제 수수료 중 약 1.5%를 캐피털사에 돌려주고, 캐피털사는 이를 이용해 할부금리를 낮추는 구조의 상품이다. 현재 삼성카드 등 6개 카드사와 7개 캐피털사가 연계해 이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금리가 낮은 장점 덕분에 지난해 이 방식으로 차량을 구매한 고객은 15만명(약 4조6000억원)에 달했다.

양사는 원색적인 비난을 마다하지 않고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1위사인 현대캐피탈은 “이상한 상품(카드복합상품)을 만든 뒤 과도한 수수료를 현대자동차에서 도둑질해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며 격한 반응이다. 삼성카드 측도 “현대그룹 내부에서 돌아야 할 돈이 다른 중소 캐피털사로 흘러가는 게 배가 아픈 모양”이라며 거칠게 맞받아쳤다. 그동안 논쟁에서 한발 빠져 있던 삼성카드가 중소 캐피털사들의 대변자를 자임하며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취임 뒤 은인자중하던 원기찬 사장이 칼을 빼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태영 사장의 현대카드·캐피탈도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2011년 86.6%였던 현대캐피탈의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지난해 74.7%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선두주자들의 충돌에 금융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국은 당초 복합할부상품이 시장질서를 교란시킨다는 현대캐피탈 측의 의견을 수용하는 듯했지만 다른 캐피털사와 소비자단체가 거세게 반발하자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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