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람보르기니' 타는 시대 온다…"엘니뇨 대비 농산물株 주목"

입력 2014-06-18 11:12
수정 2014-06-18 11:36
[ 권민경 기자 ]

올해 세계적으로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자재 선물과 농산물 관련 업종에 눈을 돌려아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설의 투자가 짐 로저스가 수년 내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급등)이 발생해 '농부도 람보르기니를 타는 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한 게 맞아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실제 미국 해양대기관리처(NOAA)에 따르면 올해 여름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70% 이상이다.

◆ 올해 여름 엘니뇨 발생 확률 70% 전망

18일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엘니뇨가 나타날 경우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농수산물 생산과 유통, 식품가공 등 관련 업체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가뭄과 홍수로 인해 농작물 작황이 나빠지면 다음 해 더 많은 농수산물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비료와 농기계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오는 이상 기후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감시구역인 열대 태평양 적도 지역에서 5개월 이동 평균한 해수면 온도 편차가 0.5도 이상 나타나는 달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엘니뇨 현상이라 부른다.

연초까지만 해도 안정적이었던 해수면 온도는 5월 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한 달 동안 0.6~1.6도 까지 올라 올해 하반기께 1997년보다 더욱 강력한 엘니뇨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15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기후학자인 로저 스톤 남퀸즐랜드대 교수는 호주가 이미 엘니뇨 초기 단계에 진입했을 수 있으며 가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승욱 SK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엘니뇨는 가뭄, 홍수, 산불 등을 동반했다"며 "특히 동남아와 북미, 남미 지역 등의 곡창지대에 발생해 주요 농산물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남아에서는 코코아, 팜유, 천연고무, 커피(동남아) 등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미주 지역에서는 소맥, 대두, 옥수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농산물 뿐 아니라 인도네이사, 페루, 브라질 등 광물 자원의 주산지를 중심으로 비철금속 가격 상승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 기상이변, 원자재 가격 변동 확대…수혜주 어디

이 연구원은 엘니뇨가 동반하는 라니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라니냐는 엘니뇨 현상의 반대개념으로 엘니뇨 시작 전이나 끝난 후 주로 발생한다.

라니냐로 인해 동남아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많아지고, 남미에서는 가뭄이 심해져 에너지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엘니뇨와 라니냐 같은 기상이변 발생해 주요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다면 세계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이라며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 국가들도 성장률 하락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을 살펴보면 품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만 커피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재고 물량 부족으로 인해 3분기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연구원은 옥수수, 대두, 설탕 등 농산물 공급 차질로 인해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꼽았다.

따뜻한 해류로 참치, 연어 등 난대성 어종 어획량이 증가하면 동원산업, 신라교역이 긍정적이라고 제시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경지 훼손에 따라 비료와 농약이 늘면서 남해화학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이밖에 니켈 등 주요 비철금속 공급 차질로 인한 가격 상승은 고려아연과 비앤지스틸 등에 우호적 환경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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