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ETF 투자 전략] 점점 다양해지는 '합성ETF' 매력…국내서 해외 주가지수·부동산·채권 등 투자 가능

입력 2014-06-18 07:01
글로벌 투자은행이 제공하는
기초자산 수익률 활용해 운용

해외상장 ETF
직접 매매하는 것보다 세금 저렴해 각광

기초자산 분석 필요하고 적은 거래량 감안해야
환헤지 여부도 투자자 몫


[ 황정수 기자 ]
국내에서 해외 주가지수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작년 8월부터 총 14종의 다양한 ‘합성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합성 ETF는 자산운용사들이 기초자산(주가지수, 상품지수 등)을 구성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직접 사야 하는 일반 ETF와 다르다. 대가를 지급하고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부터 제공받는 기초자산 수익률을 활용해 운용한다. 그동안 상장이 쉽지 않았던 해외 부동산·채권·상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합성 ETF 방식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재테크의 필수 고려 상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합성ETF 14종 상장

ETF 브랜드 ‘KODEX’로 유명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2일 ‘합성-미국IT’ ‘합성-미국금융’ ‘합성-미국산업재’ ‘합성-MSCI독일’ 등 4종의 합성 ETF를 동시에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로써 국내에 상장된 합성 ETF는 총 14종, 순자산 규모는 2370억원으로 불어났다.

투자 자산도 다변화됐다. 유로존 블루칩(우량주)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 신흥국 주식시장 움직임을 따라가는 MSCI이머징마켓지수,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토픽스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해외 주가지수형 합성 ETF들이 국내에 상장돼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발행된 회사채 중 델타항공 버거킹 등 신용등급 ‘BBB-’ 미만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는 채권 합성 ETF, 선진국 신흥국 중·대형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합성 ETF, 미국 부동산지수·미국 바이오지수 등을 추종하는 합성 ETF 등도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인도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합성 ETF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낮은 세율이 장점

합성 ETF 투자의 장점은 투자자들이 해외상장 ETF를 증권사를 통해 직접 매매하는 것보다 세금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합성 ETF는 기초자산이 대부분 해외지수라서 해외펀드처럼 수익의 15.4%를 이자소득세로 내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 상장된 비슷한 구조의 ETF에 직접 투자할 땐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한다. 단, 해외상장 ETF에 직접 투자할 때는 이익에 대한 세율이 합성 ETF보다 높더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고액자산가에게는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일부 합성 ETF는 일반 ETF보다 수수료가 적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일반 ETF ‘TIGER 나스닥100’의 운용보수는 0.49%다. 합성 ETF인 ‘TIGER 합성-유로스탁스50(H)’의 운용보수는 절반 수준인 0.25%다. 합성 ETF는 직접 주식이나 채권을 사지 않아 운용보수가 저렴하다.

해외지수 등 기초자산 분석 필요

기초자산이 다른 만큼 합성 ETF 14종의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채권 합성 ETF인 ‘KINDEX 합성-iBoxx 선진국하이일드(H)’는 연초 이후 13일까지 4.20% 올랐지만 같은 회사의 ‘KINDEX 합성-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H)’은 같은 기간 13.46% 상승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합성-MSCI US리츠부동산(H)’의 수익률은 14.83%다.

합성 ETF의 수익률도 일반 ETF처럼 기초자산의 등락률에 좌우된다. 결국 ETF 투자의 성패는 기초자산, 예를 들어 ‘미국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선진국 하이일드채권 가격이 상승할지’ 등에 대해 판단하는 능력에 달렸다.

합성 ETF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해외 주가지수나 상품지수 등에 저렴하고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합성 ETF에 투자한다고 운용사들이 무조건 수익을 내주는 것은 아니다. 일반 펀드와 달리 투자자의 직접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ETF는 펀드보다 주식과 닮은 측면이 있다.

일부 합성 ETF는 거래량이 적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16일 합성 ETF 14종 중 거래량이 1만주 이상이었던 상품은 ‘KODEX 합성-미국IT’(7만72주) ‘KODEX 합성-미국산업재’(2만2689주) ‘KODEX 합성-미국바이오’(2만2689) 등 3종이었다.

환헤지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환헤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원화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환율 하락)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환헤지된 합성 ETF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반대로 원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보면 환노출형에 투자하는 것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6월 전에 상장된 합성 ETF는 대부분 환헤지를 뜻하는 ‘(H)’가 상품명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 상장된 삼성운용의 합성 ETF 4종은 환헤지를 안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