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식시장 전망] 돈 푸는 유럽·인도…소비 살아나는 中·日…車·반도체·소비재 주도, 박스권 탈피 기대

입력 2014-06-18 07:00

하반기 글로벌 경기는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폭설과 한파의 영향에서 벗어나 경기 개선 추세를 지속할 것이다. 유럽과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유럽의 경우 6~7월 중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경기 회복 추세가 뚜렷해질 수 있다. 일본은 지난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소비지출이 둔화되고 있지만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BOJ)과 일본 정부 역시 추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흥국 수출 증가 가능성

하반기 글로벌 경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선진국 경기 개선이 신흥국 수출 증가로 이어질지다. 그동안 선진국 경기는 개선된 반면 신흥국 경기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몇 가지 긍정적인 지표가 나왔다. 지난 5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등했다. 우리 수출도 긍정적이다. 하루평균 수출액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줄었지만 선진국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반기 중 일부 신흥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인도의 경우 대선 이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전망이다. 정치적인 일정을 감안할 경우 7월 이후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소규모 재정확대 정책을 시행했던 중국은 하반기 중 일부 금융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통화공급(M2) 증가율이 정부 목표치를 밑돌고 있어서다.

결국 하반기 중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자금 이동이 예상된다. 선진국 경기는 개선되고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은 여전히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흥국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은 신흥국으로 더 유입될 것이다.

물론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논란은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이동을 촉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만 Fed의 금리 인상 시점은 미국의 경기 개선 속도와 맞물려 있다. 빠른 경기 개선에 따른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국내 주식시장 상승 가능

상반기 중 선진국 및 신흥국 주식시장의 차별화는 계속됐다. 그러나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기존 박스권 상단인 코스피지수 2050을 넘어서면서 추세적인 상승을 나타낼 전망이다.

우선 국내 경기 여건이 나쁘지 않다. 경상 및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고 외환보유액 역시 늘어나고 있다. 국내 경제 역시 내수 부진이 완화되며 4%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의 금융 불안이 나타날 수 있지만 국내 경기여건은 이들 나라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가장 싼 시장에 속한다. 올 들어 기업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된 점은 부담이지만 국내와 해외 경기가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경기 방향을 볼 때 하반기 중 기업실적 전망이 다시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율도 관심이다.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출과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환율 하락은 원화 환산 이익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외국인 입장에선 투자차익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반대로 환율 하락은 해외에서 국내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수출 물량이 증가할 경우 환율 하락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추세적인 상승은 환율 하락과 동반해 나타났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반도체, 자동차, 소비 관련 업종 유망

하반기 투자 유망 업종은 반도체, 자동차, 중국 관련 소비재 업종, 유틸리티 등이다. 올해 글로벌 경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잠재성장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보다 소비가 글로벌 경기 개선을 이끌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바이오, 신생에너지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할 경우 막대한 설비투자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선진국과 중국의 소비 수요 확대를 감안해 수혜 예상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도체의 경우 금융위기 및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산업이 과점화됐다. 자동차 및 부품 업종은 선진국 수요 회복뿐만 아니라 중국 등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 확대에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이익 감소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러나 해외생산 증가, 수출경쟁력 향상 등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힘입어 이익이 안정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일부 업종은 연말로 갈수록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및 일부 신흥국의 설비투자 및 SOC 투자가 재개될 경우 이들 업종의 실적 전망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비철금속, 기초화학 등에 관련된 종목은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마주옥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490 target=_blank>키움증권 투자 전략팀장 majuok@kiwoo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