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19일 선출…칼자루 쥔 이사 15명 '관심집중'…서울대 첫 실험…외부 이사 선택이 변수

입력 2014-06-17 21:17
수정 2014-06-18 04:12
이사회 과반 지지자가 총장
일각선 "吳총장 영향력 막강"

총추위 결과 수용할 지 관심


[ 오형주 기자 ]
‘법인’ 서울대의 첫 간선제 총장 선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대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총장 후보자 3인(강태진, 성낙인, 오세정 교수) 중 재적이사 과반 득표자를 제26대 총장 최종 후보자로 선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차기 총장 선택 권한을 가진 서울대 이사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연천 총장, 이사장 겸해 영향력 막강

서울대 이사회는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인사를 2분의 1 이상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8명이 외부 인사다. 나승일 교육부 제2차관과 이석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법에 따른 당연직 이사다. 외부 인사로는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송광수 전 검찰총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 안병우 전 충주대 총장,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 등이 있다.

내부에선 오연천 총장과 부총장 두 명이 당연직 이사이며, 정운찬 전 국무총리(서울대 명예교수), 박명규 사회학과 교수, 박용태 산업공학과 교수, 이인원 농생명공학부 교수 등이 이사를 맡고 있다. 이사장은 오 총장이 겸임한다.

이사회 구성상 이사장을 겸한 오 총장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사추천위원장을 맡아 법에 규정된 정부 관료 두 명과 평의원회 추천자 한 명 등 세 명을 제외한 모든 이사의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사회 그간 ‘거수기’ 역할

이사회는 법인 서울대의 명실상부한 최고의사결정 기구다. 하지만 그동안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부분 서울대 구성원은 이사회 멤버가 누구인지,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에 큰 관심이 없었다. 김재원 생활협동조합 학생이사는 “회의록을 살펴봐도 이사들이 본부에서 내놓은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시하거나 표결을 거쳤다는 내용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사회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해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이사회는 서울대 내부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교수들에게 외부 인사가 많은 이사회는 늘 ‘눈엣가시’였다. 대부분 교수 위주인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자칫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교수들은 평의원회에 총장 해임 건의권을 부여하는 법안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사회, 총추위 결과 수용할까

일각에서는 이번 총장 선출을 통해 이사회가 그간 숨겨왔던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이사회가 두 차례의 총추위원 평가 및 정책평가를 합산해 1위에 오른 오세정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물론 총추위 평가 결과가 대체적인 학내 여론을 반영한 것이란 점에서 오 교수를 선임할 수도 있지만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총장선거에서 중도에 탈락한 한 교수는 “후보 간 로비전이 치열하다”며 “누가 오 총장과 여권 핵심의 지지를 얻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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