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분 50% 보유한 관계社
증자 땐 소유권 균형 생길 수 있어
[ 이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15일 오후 4시50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할부금융업체인 현대커머셜이 자본 확충 방법으로 유상증자 대신 영구채권을 발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현대자동차가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 6%에 육박하는 고비용 차입금을 대안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현대커머셜은 지난 13일 30년 만기 영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5.8%다. 5년마다 금리를 재조정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영구채는 만기를 연장할 수 있고 이자 지급도 건너뛸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증권이다.
일단 이번 발행은 명목상 여신전문회사(이하 여전사)들에 대한 ‘레버리지 규제’ 조치를 준수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규제는 무분별한 외형경쟁을 막는다는 취지로 금융당국이 2012년 7월 도입했다. 캐피털사의 경우 2015년 12월까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배율’을 10배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작년 말 기준 11.3배에 달하는 현대커머셜이 이 배율을 끌어내리려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대커머셜이 증자 대신 영구채를 선택한 배경을 이해하려면 지분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현대커머셜 지분은 현대차가 50%,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이 33.33%, 남편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16.67%를 보유 중이다.
이 같은 지분구조 때문에 현대차는 현대캐피탈과 달리 현대커머셜을 연결 대상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회사를 정씨 부부 소유로 간주할 수 있는 구도인데 현대차가 증자에 참여할 경우 지금의 균형 잡힌 소유권 구도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며 “정씨 부부가 직접 증자에 참여하거나 공동 증자에 나서는 방법도 있겠지만 모두 여의치 않았거나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정씨 부부는 현대커머셜 배당을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정씨 부부가 지난 3년간 받은 보통주 배당금 총액은 모두 301억원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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