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원, 내부 들어가 봤더니 "이 정도일 줄은…"

입력 2014-06-11 20:59


11일 오전 도피중인 유병언 전 회장 조력자 체포를 위해 공권력이 투입된 금수원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8시 13분 경찰 40여 개 기동중대 4천 명이 금수원 정문을 통해 안으로 진입을 시작했다.


공권력 투입을 강력히 항의하던 구원파 신도 100여 명이 길을 터준 정문을 지나 5m 너비의 시멘트 포장 숲길을 걷자 왼쪽에 돌을 잘게 깨어놓은 높인 20m가량의 돌무덤이 나왔다.

오른쪽 넓은 공터에는 무궁화 열차 객차 10여 량과 대형 창고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다시 50m를 올라가자 1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은 주차장 2곳이 보였다.

승용차 10여 대와 트럭 2대, 버스 1대만 남아있었다.

공권력 행사를 앞두고 대부분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에서 3m 넓이의 시멘트 포장길로 100m가량을 더 올라가자 신도 5천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대형 창고형 강당이 나왔다.

도로 양옆으로는 전나무와 소나무 등이 가로수로 늘어서 있다.

8시 45분께 경찰이 구원파 교리와 주말 성경집회가 열려온 대강당에 진입했다.

대강당 정문에는 '기독교 복음 침례회 안성교회'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경찰의 모습이 보이자 일부 신도는 기자들에게 "얼굴을 찍지 말라"고 소리치며 흥분했다.

대강당을 수색하는 동안 신도 50여 명이 주변에 앉아 경찰의 영장집행 과정을 지켜봤다.

강당 옆에 딸린 부속건물은 유 전 회장의 스튜디오로 알려진 곳이다.

강당 맞은편으로는 주택과 창고가 뒤섞여 있다.

파란색 지붕의 슬레이트 건물에는 '하나둘셋 영농조합법인'이라고 적힌 노란 플라스틱 박스 수십 개에 비료 포대가 들어가 있다.

그 옆 창고에는 김장독 항아리 100여 개가 줄지어 서 있고 주변에는 골프 전동카트 5대가 주차돼 있다.

창고건물을 지나면 단층과 3층짜리 벽돌주택이 보이고, 3층 주택에는 지구본과 책들이 가득 꽂힌 책장 서재가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구원파 신도 심모씨는 "보다시피 영농조합일뿐이다.

간첩을 잡을 때도 이렇게 안 하는데 이건 명백한 종교탄압"이라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강당에서 정면으로 마주 보고 7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철골로 지은 대형 건물이 서 있다.

구원파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1만5천여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회장의 스튜디오로 알려진 건물에도 경찰이 진입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으나 유 전 회장이나 그의 도피를 돕고 있다는 이른바 신엄마(64·)와 김엄마(59·여)의 모습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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