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뜬 상품 & 하반기 전략] 임대소득 과세로 아파트 '주춤'…정책변화 주목…마곡·위례 등 상가 '완판'…공급과잉은 따져봐야

입력 2014-06-11 07:00

임대소득에 대해 점진적으로 과세하겠다는 정부의 ‘2·26 주택임대차 선진화대책’ 충격으로 상반기에는 오피스텔과 원룸보다는 상가, 아파트형 공장, 토지 등 충격을 덜 받는 투자상품으로 상담문의가 늘었다. 하반기 이런 상품들에 투자하기 앞서 국내외 경기와 주택임대차 선진화 관련 법안 통과여부에 따른 영향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하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또한 임대소득 과세에 대해 정부가 한발 물러서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매매시장을 선반영하는 경매시장을 보면 ‘2·26 대책’ 전후로 올해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지역과 상품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인 상가 경매는 지난 1월 수도권 상가 평균 낙찰가율이 69.5%로 2011년 9월(71.2%) 이후 가장 높다. 보통 상가 낙찰가율은 60% 내외에 그치지만 최근에는 70%를 육박할 정도로 활황이다. 매달 꾸준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일반 상가를 분양받는 것보다 가격이 괜찮아 수요자가 몰린 것이다.

마곡 등 유망 택지개발지역 상가 인기

2·26 대책의 틈새상품으로 유망택지지구 내 상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는 꾸준하다. 주택 임대소득 과세대상에서 피해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상가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사는 입주민들이 고정 수요층으로 확보되기 때문에 분양예정인 단지 내 상가나 오피스텔 상가에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은 편이다. 실제로 위례신도시와 서울 마곡지구 등 상반기 유망 택지지구 일부 상가의 경우 분양을 하자마자 완판행진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분양을 시작한 위례신도시 송파 와이즈 더샵 상가는 총 119개 점포 모집에 1200명이 넘게 몰려 평균 1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시작 나흘 만에 ‘완판’됐다. 지난해 9월 ‘위례1차 아이파크 애비뉴’는 분양개시 1개월 만에 100% 분양을 마감했다.

마곡지구에서 상반기 분양을 시작한 일부 상가도 현재 계약률이 90%를 넘었다. 1층 일부 상가의 경우 웃돈이 수천만원에 이른다. 위례신도시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1층 기준 평균 3.3㎡당 분양가가 3500만원 안팎으로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상가 투자에 관심이 늘면서 업체들도 신규 상가를 속속 선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공급된 상가는 전국 총 70여곳으로 지난해 1분기(27곳)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었다.

아파트형 공장도 관심

요즘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면서 인기를 끄는 물건이 있다. 바로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다. 짭짤한 임대수익과 취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 감면 혜택 덕분이다. 대형 빌딩 사무실보다 임대료가 낮아 기업 수요가 꾸준한 데다 투자금액도 높지 않은 점이 매력이다.

지식산업센터가 임대용 부동산 시장에서 틈새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공급과잉 여파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같은 주거용 상품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텔처럼 일반인이 매입한 뒤 세를 놓아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익률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과 비교했을 때 투자금액은 2~3배 더 들지만 일반적으로 연 1~2%포인트 정도 높은 연 6~8% 수익률을 얻는다. 지난해 8월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임대제한 규제가 폐지된 것도 한몫했다. 그동안은 기업 실수요자만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받아 임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일반 투자자도 아파트형 공장을 얼마든지 임대할 수 있다.

수도권 토지 경매 시장은 아직 주춤한 상태지만 지방 토지 경매 시장은 뜨겁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사이 대구, 천안 등 지방 부동산 투자가 인기를 끈 게 요인이 됐다. 올 들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토지 낙찰가율은 평균 70.5%로 수도권(54.7%)을 크게 웃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최초 감정가의 2배를 훌쩍 넘겨 낙찰되는 건 흔하다.

신규 분양 시장은 분양가가 관건

얼마 전 신안이 청약 경쟁률 평균 3.74 대 1로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리베라2차’ 전용 84㎡의 분양가는 3억4000만원대였다. 이는 동탄1신도시 ‘시범다은 삼성래미안’ 전세가격(3억2000만~3억3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지난달 평균 38.41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대구 침산동 ‘화성파크드림단지’의 경우도 59㎡형 분양가가 2억1500만원대에 책정됐다. 이 분양가는 삼성그린코아, 롯데캐슬오페라 등 주변 아파트의 전셋값(2억1000만~2억20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상반기에 이같이 경쟁력 있는 분양가를 내세워 청약 성공을 이어가는 건설사가 많다. 강남권 재건축시장에서도 예상보다 낮게 분양가를 책정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역삼동 개나리6차아파트를 재건축한 GS건설의 ‘역삼자이’의 경우 주변 아파트 시세 등을 감안해 GS건설은 조합원들을 설득, 분양가를 예상치보다 낮춰 인기를 끌었다.

마곡지구의 경우 SH공사가 지난해 공급했던 아파트는 중대형을 중심으로 5월 초 미분양 물량이 있었으나 단기간에 소진됐다. 이런 영향을 받아 일부 웃돈이 붙은 단지도 있는데 임대주택이 적고 공항철도와 9호선을 이용할 수 있어 선호도가 가장 높은 7단지는 분양가보다 5000만~1억원까지 집값이 올라 있다.

하반기 부동산 기상도는?

상반기엔 유망 택지지구 상가, 지식산업단지, 지방토지 등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이런 상품들이 투자 유망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아무리 유망한 지역의 부동산이라고 해도 정책과 경기의 영향을 받는 데다 일시적으로 해당 지역에 공급이 쏟아질 경우 공실률 증가와 수익률 하락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의 경우 국내외 경기와 상가 개별 요인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상가 투자에 앞서 임대 업종을 고려해 그에 맞는 위치나 종류의 상가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분양가가 적당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경우 임대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전 미리 현장을 방문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다니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확인해 보는 게 가장 좋다. 끝으로 지방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당선자들의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박 시장이 강조했던 마곡지구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한편 재개발 사업 추진 압력은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박상언 < 유엔알컨설팅 대표 ournps@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