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의료관광 연계 올 6만여명 입국…2013년보다 18% ↑
갤러리아 명품관 지난달 러시아인 매출 375% '껑충'
1인 평균 구매액 422만원…300만원대 中·日 앞질러
[ 이현동 기자 ]
지난 7일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 자바드스카야 예브게냐(46)와 바바케 옐레나(48)는 전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매장 곳곳을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이들은 ‘샤넬’ ‘겐조’ ‘솔리드옴므’ 매장에서 600만원 정도의 의류를 구매한 뒤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은 전날에도 이탈리아 정장 브랜드 ‘스테라노리치’ 매장에서 800만원에 이르는 의류 및 잡화 상품을 샀다.
러시아 관광객이 강남 지역 백화점들의 새로운 큰손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관광차 한국을 찾은 이들은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 지역 백화점에서 막강한 구매력을 과시하면서 ‘제2의 유커(중국인 관광객)’로 떠오르고 있다.
갤러리아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 멤버십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명품관에서 러시아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 늘었다. 특히 지난달 매출은 375%나 급증했다. 고객 한 사람당 평균 구매액은 422만원으로 300만원대인 중국인, 일본인을 앞질렀다. 이들은 주로 ‘브리오니’ ‘벨루티’ ‘겐조’ ‘까르띠에’ 등 남성 정장 및 구두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매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도 같은 기간 러시아인 매출이 52.3%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러시아인 입국자는 5만766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4% 증가했다. 일본 관광객이 13.8%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부터 한·러 무비자협정 발효로 비자 없이도 입국이 가능해져 앞으로 더 많은 러시아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관광객은 구매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인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987달러(약 204만원)로 중국(2154달러), 싱가포르(2002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국내 평균 체류기간(12.2일)도 외국 관광객 평균(6.7일)보다 2배가량 길다.
이처럼 러시아인들의 체류기간이 길고, 소비액도 많은 것은 이들이 주로 의료 목적으로 한국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자국의 낙후된 의료 서비스를 꺼리는 부유한 러시아인들이 한국을 주요한 의료관광지로 삼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학교국제병원의 경우 전체 외국인 환자 중 약 40%가 러시아인일 정도다. 최근에는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압구정 지역 성형외과, 산부인과를 찾는 러시아 의료관광객도 늘고 있다. 현세성 압구정 JK성형외과 해외마케팅 담당자는 “올 들어 러시아인 환자가 급증세”라며 “러시아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전담 통역 상담사도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도 러시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동원하고 있다. 갤러리아는 지난달부터 러시아인 전담 직원을 채용해 통역, 동행 쇼핑 등의 1 대 1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차움의원 등 인근 주요 병원과 제휴를 맺고 외국인 VIP 고객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등 진료 할인 혜택도 주고 있다. 구매액이 큰 이들을 위해 ‘글로벌 VIP 멤버십’을 운영하며 상시 5% 할인 혜택, 호텔 미용실 카지노 등에서 쓸 수 있는 VIP 바우처도 증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외국인 멤버십 서비스인 ‘K-카드’를 내세워 러시아인 공략에 나섰다. 적립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증정하고, 강남 지역 유명 맛집과 명소를 안내한 책자 및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권준희 갤러리아 명품관 VIP팀장은 “지난주 러시아 국영 통신사인 이타르타스에서 취재를 올 정도로 한국 내 의료관광과 쇼핑에 대한 러시아 현지의 관심이 높다”며 “큰손 고객이 많아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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