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웅진폴리실리콘 상주 공장 유독물질 안고 매각진행… '안전불감증' 논란

입력 2014-06-09 10:46
작년 염산누출사고 발생 공장..인체에 치명적인 삼염화실란 수백t 보관
처리능력 없는 고철업체에 팔릴듯..작년 5월까지 처리한다던 상주시청, 책임회피


이 기사는 06월02일(13: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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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의 옛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 상주 공장이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물질인 삼염화실란(TCS)을 보관한 채 안전성 검사없이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독성 화학물질 처리능력이 없는 고철 수거업체에 팔릴 가능성이 높은데도 경북 상주시는 관리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상주시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 공장은 지난해에도 염산누출 사고가 발생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던 곳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와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2012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의 회생계획안(회사 정상화 계획)에 따라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을 매각하고 있다. 7차례나 진행된 경매에서 새주인을 찾지 못하자 채권단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회사를 팔려 하고 있지만 매각주관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각주관사를 맡겠다는 증권사나 회계법인이 없어서다.

증권사와 회계법인이 매각주관사 경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의 삼염화실란 때문이다. 삼염화실란은 태양광 전지원료인 폴리실리콘의 필수재료지만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을 정도로 독성이 매우 심한 유독성 물질이다. 공기를 통해 쉽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노출사고가 발생하면 상주시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의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따르면 삼염화실란이 누출되면 긴급 의료조치를 실시하고 오염지역을 격리해야 한다. 작년 6월 전남 여수 한국실리콘 공장에서 삼염화실란 가스가 소량 누출되는 사고로도 직원 35명이 입원치료를 받았다.

문일 한국위험물학회 부회장 겸 연세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삼염화실란은 인화성이 매우 높아 공기나 물과 접촉하면 폭발과 유독성 가스 발생의 위험이 있다"며 "눈과 호흡기에 치명적이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은 지난해 1월 염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인근 주민이 긴급대피했던 곳이다. 사고 두 달만인 3월18일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경상북도와 상주시는 사고현장 집중점검 결과 1592t의 삼염화실란이 남아있음을 확인했다. 상주시는 작년 5월까지 삼염화실란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혔으나 태양광 업체인 OCI가 700t을 인수해 갔을 뿐 1년이 지나도록 처리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상주 공장 설비는 노후화해 태양광 업체가 인수해 영업을 계속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4000억원에 시작한 매각 가격도 7차례 경매를 거치며 331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공장 설비를 해체해 판매하려는 고철 수거업체만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를 맡겠다는 곳이 없는 것은 유독물질 처리능력이 없는 고철 수거업체가 공장을 인수한 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삼염화실란 누출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뒤집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주시가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거나 공장내 유독성 화학물질이 모두 제거했음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매각을 주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상주시청은 관리 책임을 웅진그룹과 다른 기관에 떠넘기고 있다. 상주시청 관계자는 "작년 5월까지 삼염화실란 처분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것은 웅진그룹이 전해 온 처리계획을 시민들에게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유독성 물질에 대한 안전관리와 점검은 소방서가 관할한다"고 말했다.

성백영 상주시장은 지난해 염산누출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에도 부산까지 내려가 출신인사 자녀의 주례를 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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