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포럼 특별기획] '相生談論 - 더불어 성장, 대한민국 멘토에게 듣는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김일섭 총장

입력 2014-06-05 10:28
“상생사회를 제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브랜드리뷰는 동반성장과 사회대통합의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멘토들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相生談論 - 더불어 성장, 대한민국 멘토에게 듣는다」를 기획했다. 김일섭 총장은 2011년부터 한국형경영연구원 원장직에 이어 지난해 말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의 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김 총장은 전문가조직의 경영능력과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학교 경영으로 국내 MBA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인간중심 및 상생가치를 내세운 ‘한국형 경영 3.0’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편집자주]

“경제, 경영에서 지속가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연적인 것이 바로 ‘상생(相生)’이다. 이제는 상생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사회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생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영향력 있는 리더는 더불어 사는 상생의 가치를 삶에 흐름으로 이끌 것이다.”


총장님이 생각하시는 상생이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가치관은 인본주의, 상생, 평등, 자존이다. 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가치로 ‘인본주의’와 ‘상생’을 꼽을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의 전통적인 가치관의 뼈대다. 그만큼 상생은 한국사회의 가장 중심이 되는 가치관이다. 상생은 더불어 사는 공존, 공생의 개념보다 포괄적이고 적극적이다. 상생이 21세기 인류를 이끌어가는 지침이 될 것이며 상생의 흐름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는 무너질 것이다.

홍익인간이나 인내천 사상 등이 한국인의 정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상생의 정신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리더의 부재(不在)다. 우리나라 역사에 기릴만한 사건들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던 세종과 이순신과 같은 훌륭한 리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는 지배계층에서 영웅이 나오지 않는 희귀한 민족이다. 상생은 서로가 수평적 관계일 때 실현된다. 이는 계급을 없애는 개념이 아니다. 리더가 몸을 낮춰 수평관계를 유지해야 서로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리더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이외에는 공통분모가 없다. 상생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리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상생 문화가 조성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시장경제의 본질은 윤리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수많은 기업이 등장하며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윤리체계의 결여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나친 경쟁이 신뢰를 무너뜨렸다. 윤리적 가치보다 경제적 이득, 공동체보다 개인의 이익을 중요시하는 것이 서로의 불신(不信)을 키운 셈이다. 또한 경제사회에서 양극화는 피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납득해야 한다. 이에 무조건 대기업은 규제하고 중소기업은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은 피해야 할 것이다.

경제사회에서 쏠림현상이 필연적이라면 이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쏠림이 한계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지 않도록 간극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을 피할 수 없지만 모든 이익을 독점하겠다는 생각은 상생의 궤를 벗어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 협력업체를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원가절감이나 기술적인 발전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세상을 제패하는 기업은 이미 더불어 살자는 상생의 기본 원리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얻은 이익의 70%를 앱 개발자의 몫으로 준다. 이는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서로가 상생하는 가장 효율적인 길이다. 개발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소비자는 더 좋은 앱을 사용하게 되고 애플은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판매하게 되는 구조다. 서로 협력해 얻은 성과를 독점하지 않고, 중소기업,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등 공정한 분배와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해결책이 시급하다.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상생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官)이 주도가 되선 안 된다. 정부는 공정한 집행자로서의 역할만 할 뿐이다. 분명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의 역할을 견지해야 한다. 기업은 경제, 경영에서 지속가능을 유지하려면 상생이 필연적이라는 것을 납득하고 끊임없이 환원해야 한다. 또한 벤처?중소기업으로부터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등 현명한 상생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 소비자는 기업의 윤리성에 대한 평가를 행동으로 옮길 때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의 윤리적 가치관을 판단하는 수준은 생존에서 선진으로 넘어가는 문턱에 머물러있다. 형이상학적인 가치판단 기준이 명확해질 때 소비자의 역할은 영향력 있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멘토로서 우리나라의 상생문화가 확산되기 위해 강조하거나 당부하기 위해서 하실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진 사람들의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부와 권력을 가지게 된 이들이 사회에 환원한다는 미션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한 움직임이 모이면 흐름이 되고 사회를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이것이 흐름이 될 때까지 우리 사회의 선각자들이 많은 실패와 노력을 경험해봐야 한다.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 상생의 가치관이 확립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식견 있는 어른들이 많은 글도 쓰고 깨우쳐주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상생이 젊은이들의 마음에 가치관이 되고 그것이 그들의 삶에 흐름이 될 것이다.

(대담 : 한국소비자포럼 전재호 대표, 한국소비자포럼 이소원 기자)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김일섭 총장 약력

학교법인 유한학원 이사장
한국형경영연구원 원장
(전)안진회계법인 회장
(전)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경영부총장
(전)한국회계기준원 초대원장 겸 회계기준위원회 위원장
(전)삼일회계법인 대표, 부회장(창립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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