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랑 다르네…에버랜드, 장외시장 반응 '예상 밖' 왜?

입력 2014-06-03 10:23
[ 권민경 기자 ]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장외 주식 시장 반응은 예상 외로 조용하다.

삼성에버랜드 주식 대부분을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와 계열사가 소유하고 있어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3일 장외 주식 거래 사이트 피스톡에는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사겠다는 매수자 서너 명이 글을 올렸다. 매수 희망가는 최고 240만 원.

또 다른 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서는 매수 호가가 250만 원까지 나왔지만 한 건에 불과했다. 제이스톡에서도 지난 2일 밤부터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사려는 매수자들이 일부 등장했다.

이들 사이트의 매수 희망가는 KCC가 2011년 삼성카드로부터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인 182만원보다 20만∼6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유통 가능한 주식수량이 미미해 장외 주식 시장에서도 거래가 거의 없는 주식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에버랜드의 유통 주식 수는 자사주(38만676주)를 제외한 보통주 211만9324주다.

이 가운데 이 회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오너 일가가 45%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성카드,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도 18.4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KCC는 17%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 일가와 계열사, KCC 등을 빼고 나면 남는 주식은 3.74%(9만3612주)로 소액주주 17명이 나눠갖고 있다.

장외 시장에서 매도·매수할 수 있는 주식 수 자체가 적다보니 상장 호재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SDS의 경우 상장 발표 전후로 장외 시장에서 가격이 50% 이상 급등했다. 상장 계획을 밝힌 지난 달 8일 삼성SDS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부 장외 거래 사이트는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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