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훈 기자 ]
소프트웨어(SW)를 초·중·고교 정규과목으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는 교육부가 첫 전문가 간담회를 열면서 초청자 절반을 비전문가인 기술·가정 교과 관계자로 채워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는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SW교육 전문가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12명의 외부 전문가를 초청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전문가 명단을 보면 대학교수, 초·중·고 교사, 장학사 등 전문가 12명 중 절반인 6명이 기술·가정 관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정교육과 생활과학과 기술교육과 교수를 비롯해 중·고교에서 초청된 교사 두 명 모두 기술·가정 담당이다. 반면 SW 전문가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컴퓨터교육과 교수 두 명뿐이다.
교육부는 전문가 간담회에 앞서 지난주 일선 학교에서 비공식 현장간담회도 열었다. 이날 회의 때도 SW 분야에서는 정보 교사 한 명만 불렀고, SW와 무관한 가정 교사 두 명, 기술 교사 두 명, 초등학교 교사 한 명 등을 초청했다.
SW를 어떻게 가르칠지 논의하는 주요 간담회 때마다 교육부가 SW 전문가보다 기술·가정 분야 사람을 더 많이 부르자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가 반발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SW 교육 간담회에 비전문가를 이렇게 많이 부른 이유를 모르겠다”며 “회의가 열리기 전 교육부에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선 벌써부터 이번에도 SW 정규과목화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 대학의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SW를 기술·가정 교과서의 한 단원 정도로 넣으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는데 간담회 구성을 보니 사실인 것 같다”며 “초·중·고교 때부터 SW 코딩을 가르쳐 아이들의 사고력 논리력 창의력을 키우는 세계적 추세를 한국만 외면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기술·가정이 실업교과 내에서 SW와 가장 가깝기 때문에 첫 회의에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관계자를 부른 것”이라며 “기술 쪽과 가정 쪽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세 명씩 초청하다 보니 더 많아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태훈 IT과학부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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