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도곡역 객실서 70대 남성이 인화물질 뿌려
역무원들 6분만에 진화
동대문 홈플러스서도 화재
[ 윤희은 기자 ]
300명이 넘는 승객이 탑승한 전동차 객차 안에서 70대 남성이 불을 지르고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칫하면 ‘제2의 대구지하철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28일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4분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으로 들어서던 오금역 방면 전동차의 네 번째 객차에서 한 남성이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렀다. 당시 객차 안에는 승객 50여명이 타고 있었으며, 전동차 전체 승객은 370여명이었다.
해당 객차엔 서울메트로 역무원 A씨가 탑승하고 있었다. A씨는 화재 현장을 보자마자 객실에 설치된 소화기를 꺼내 진화에 나섰다. 이 사이 다른 승객 박모씨가 비상벨 버튼을 눌렀고, 전동차 기관사는 즉시 제동장치를 작동했다. 승강장 끝을 불과 네 칸 남긴 상황에서 전동차가 멈춰 섰고, 문이 열리자 승객들은 빠르게 객차 밖으로 대피했다. 전동차가 멈춰선 뒤 역무원들이 화재 진압에 가세해 불은 6분 만인 오전 11시에 완전히 꺼졌다.
2003년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를 연상케 하는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다행히 별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승객들의 재빠른 대처와 탈출 때문이었다. 전체 객차 9칸 중 앞쪽 5칸에 탑승했던 승객 270여명은 문이 열리자마자 도곡역 승강장으로 빠져나갔다.
불을 낸 조모씨(71)는 방화 과정에서 화상을 입었으며, 피해자인 것처럼 위장해 구급차를 타고 인근 화상전문병원 ‘베스티안’으로 이동했지만 3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조씨는 “15년 전 운영하던 업소의 정화조가 넘쳐 피해를 봤으며, 불을 지르고 자살해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날 서울에서는 도곡역 이외에도 2곳의 장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오전 9시6분께 서울 용두동 홈플러스 동대문점 지상 주차장에서 주차 중인 차량에 불이 나 27분 만에 진화됐다. 10시18분께는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 지하 3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4분 만에 진화됐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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