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 전담 법정 獨 정부서 처음 만든다

입력 2014-05-28 20:41
수정 2014-05-29 04:11
'구글정보 삭제권 인정' 따라


[ 김보라 기자 ] 독일 정부가 ‘잊혀질 권리’와 관련한 분쟁을 전담하는 법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지난 13일 유럽사법재판소(ECJ)가 구글을 상대로 검색 결과에 대한 정보 당사자의 삭제 요청이 있을 때 이를 이행하라고 판결을 내린 뒤 유럽에서 나온 첫 시행안이다.

독일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잊혀질 권리와 관련해 인터넷 기업과 개인사용자 간 분쟁을 담당하는 특별사법기구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변인은 “구글에 해결 절차를 모두 맡겨선 안 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이용자 요청에 따른 삭제 절차가 도입된다면 정치인이나 유명인에 관한 보도, 학술자료 역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검색자가 찾을 수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검색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은 특히 독일에서 여러 가지 마찰을 빚고 있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최근 “구글이 시장 내 압도적 지위(점유율 96%)를 악용한다면 강제 분할하는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회사 분할은 과거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전기 가스 통신 등의 사회기반시설을 한 회사가 독점했을 때 적용했던 강제 조치다.

구글은 또 독일의 신문 등 인쇄 매체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구글은 신문과 잡지사에 콘텐츠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기사 제목이나 내용 일부를 노출하는 식의 뉴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인쇄 매체들은 이런 행동을 저작권 위반으로 지적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