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올림 '백혈병' 직접 대화 돌입…타결 불투명

입력 2014-05-28 15:49
수정 2014-05-28 16:08
삼성전자-반올림 6개월만에 협상 테이블로 복귀
반올림 측 '삼성 노조 설립' 연계 가능성…타결 가능성은?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와 인권단체 반올림 간의 직접 대화가 28일 오후 3시 재개됐다. 7년을 끌어온 반도체 노동자 백혈병 발병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자리다.

이날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 관계자 20여명은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3층에서 보상 규모 및 대상, 재발 방지 대책 등에 대한 비공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및 반도체 사업부가 소속된 디바이솔루션(DS) 부문, 법무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반올림 측에서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 부친 황상기씨와 이종란 노무사, 유족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 사장은 협상 직전 기자들과 만나 "열심히 임하겠다"고 짧게 소견을 밝혔다.

반올림 측 황씨도 협상 전 취재진과 만나 "삼성이 진정성 있게 협상에 임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이번 협상에서 백혈병 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노조 설립도 공식적으로 요구하겠다는 반올림 측 입장을 밝혔다.

황씨는 "유미(딸)가 백혈병에 걸렸을 때 걱정해 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삼성에 제대로 된 노조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삼성에버랜드 및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것은 진정성있는 교섭 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올림 측이 노조 설립 문제를 연계할 가능성이 커 이날 양측 협상도 교착에 빠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유미씨는 2005년 6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투병 끝에 2007년 3월 사망했다. 그 해 황씨는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를 상대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이듬해 근로복지공단이 이를 인정하지 않자 황씨는 2010년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 2011년 6월 반도체 근로자 중 처음으로 산업재해 인정 판결을 받았다.

비공개 협상인만큼 협상 성과 발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협상 내용 공개 범위도 양측 합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용 발표 여부는 협상 성과에 달린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협상 핵심 쟁점은 '제3의 중재 기구' 설치 방식 및 구체적 보상 규모·대상 확정,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 다양하다. 최종적인 보상안 등 합의를 중재 기구가 결정하는 만큼 구성 방식 및 참여 인사 방식 등을 양측이 중점 논의할 전망이다.

'중재 기구 설치를 통한 보상안 마련'은 그간 양측이 협의점을 찾지 못했던 부분이다. 또 반올림이 협상 대표성을 갖는만큼 차후 법적 효력을 보장토록 유족 측 위임장을 받아야한다는 삼성 측 요구에 대해서도 합의에 이를지 주목된다.

이날 직접 협상은 앞선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혈병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를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권 부회장은 "진작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의 전향적인 사과와 함께 중재 기구 결정에 따른 합당안 보상안 마련, 산업재해인정 소송 보조 참가 철회 등을 약속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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