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빙자한 광고?…이용자 10명 중 7명 명확히 구분

입력 2014-05-23 15:35
국내 인터넷 이용자 10명 중 7명은 포털사이트에서 '광고'와 '정보'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권고한 정보와 광고영역 구분강화 조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학회는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서 스마트 미디어에 대한 규제가 국내 광고 및 동영상 시장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안정민 한림대 법행정학부 교수는 '검색광고의 이용자 인식과 규제에 대한 고찰'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등 국내 주요 포털의 광고표시 형식은 이용자가 광고를 인지하는데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실험에 참가한 328명 중 69.5%가 검색 결과 페이지에 광고가 있었음을 인지했다고 답했다.

특히 정부가 검색 광고와 관련된 포털 규제를 시행한 후, 이용자들의 광고 인지 여부는 오히려 하락했다. 검색광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기 전 광고를 인지한 응답자 비율은 71.0%였다. 반면 가이드 라인을 적용한 이후에는 68.8%가 광고임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0월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이를 받아들여 검색광고 영역에 한글로 광고표기 문구를 삽입하고, 배경에 음영을 넣었다. 다른 검색 결과와 명확히 구분하기 위한 조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변화로 네이버의 광고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새로운 검색광고가 반영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검색광고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6.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해외 업체인 구글은 검색과 광고를 구별하던 음영 표시를 삭제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포털업체들과 구글의 '역차별' 문제가 대두된 상태다.

연구진은 "검색 서비스 이용자들은 이미 검색 광고에 대한 지식을 상당히 습득하고, 광고와 정보를 구분할 수 있다"며 "검색 의도와 광고의 내용이 부합할 경우 검색 광고의 정보성과 진실성, 오락성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광고표시 형식 변화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며 "가이드라인 같은 행정 지도는 전부 또는 대부분의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