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 협력사 매뉴얼 재점검…내부 감사활동 강화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 가맹점주 수익 우선…상품·서비스 혁신 강조
[ 유승호 기자 ]
롯데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기업 이미지 쇄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는 외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명사 초청 강연을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고, 정승인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대표는 직접 작사한 사가를 만들어 발표했다. ‘보수적이고 인색하다’는 그룹 이미지 개선과 함께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등으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려는 의도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22일 서울 본점 문화센터에서 독립 야구단 고양원더스의 김성근 감독을 초청, 임직원 대상 강연을 열었다. 강연 주제는 ‘잠재력을 이끄는 리더십과 정도(正道)경영’이었다. 이 대표가 지난달 23일 내정과 동시에 “사소한 개인 비리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정도경영’을 강조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전임자였던 신헌 대표는 롯데홈쇼핑 대표 시절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사퇴했다.
김 감독은 이날 강연에서 프로야구 감독 시절 경험을 예로 들며 원칙과 도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리사욕을 없애는 것이 리더가 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리더는 순수하게 조직을 위해 스스로를 내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롯데백화점의 한 직원은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김 감독의 ‘정공법’에서 윤리와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정도경영’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내부 감사 활동을 강화하고 협력사 관련 업무 매뉴얼을 재점검하는 등 정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시스템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외부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취지에서 매달 한 차례 각계 명사를 초청해 임직원 대상 강연을 열 계획이다.
정 대표는 직접 지은 노랫말을 통해 경영 방침을 전달했다. 그는 지난 21일 열린 창립 26주년 기념식에서 본인이 작사한 사가를 발표했다. 그는 노랫말에서 편의점은 ‘가깝고 편리한 행복충전소’가 돼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기본에 충실하고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도 가사에 담았다.
정 대표는 사가 발표에 이은 창립 기념사에서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는 가맹점주의 수익을 우선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은 여러 가지 편익을 제공하는데도 그간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이 부족해 오해와 지탄도 받았다”며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상품 및 서비스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대표는 지난 2월 취임 후 음악을 통한 ‘감성 경영’을 펼치고 있다. 대표 취임식은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클래식 음악 공연과 토크 콘서트로 대신했다.
롯데 CEO들의 최근 행보와 관련, 기업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카드 고객정보 유출과 홈쇼핑 납품 비리 등을 겪으면서 외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CEO들도 외부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