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인적쇄신 시동] 官街에 몰아치는 태풍 어디까지…

입력 2014-05-22 20:58
수정 2014-05-23 03:55
고강도 조직개편에…검찰, 관피아 수사까지
"모든 카드 다 꺼내나"…불똥 예상 못해 '초긴장'


[ 김재후 기자 ] 정부와 관가에 연일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메가톤급 조직개편과 인사혁신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세월호 참사 여파가 워낙 커서 특단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견해왔지만 막상 구체적 방안들이 발표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수습과정에서 국민적 질타를 받은 안전행정부·해양수산부의 조직·기능 대폭 축소와 해양경찰청의 전격 해체발표가 신호탄이었다. 안행부는 지방행정을 위한 최소한의 기능만 남은 채 인사 안전 등 핵심 기능을 모두 총리실 산하로 넘겨야 할 상황이다.

이 와중에 검찰은 지난 21일 고검 및 지검 검사장 22명이 참석한 검사장회의를 열고, ‘관피아(관료+마피아)’ 비리를 발본색원하기 위한 18개 특별수사본부를 꾸린다고 발표했다. 최우선 척결 대상으로 모피아(기획재정부 관료)와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관료)가 거론된다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로 강경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의 사표가 전격 수리된 것도 정부 주변의 의표를 찔렀다는 관측이다.

세종청사의 한 국장급 간부는 “충격적 조치들이 연일 발표되면서 관가는 그야말로 태풍전야의 분위기”라며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직후와는 기류가 또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 개혁과 검찰 수사의 칼끝이 공직사회를 정조준하고 있는 데 따른 위기의식이 느껴진다는 얘기다.

이 같은 대대적 조치들은 박 대통령의 직·간접적 사과와 병행해서 진행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사고 14일 만인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처음 사과를 한 데 이어 행사 참석 등 세 차례에 걸쳐 추가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럼에도 정부에 대한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야당의 반발까지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세월호 참사 한 달여 만인 이달 19일 대국민담화를 하고 다섯 번째 사과를 했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 공무원은 “처음엔 세월호와 관련된 부처만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봤는데,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꺼낼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동원할 것 같은 느낌”이라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