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를 품은 레노버 기세가 심상치않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1,2위 업체 시장점유율은 하락 추세인 반면 3위권인 레노버만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레노버 점유율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모토로라를 앞세워 중국 이외 국가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걸 눈여겨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LG전자가 레노버를 제치고 3위를 탈환하기 위해선 이달 말 출시하는 G3 스마트폰이 '필승'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2일 이트레이드증권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달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빅2인 삼성전자와 애플 점유율 합산은 42.5%로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고치였던 지난해 3월 55.4%와 비교하면 13%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레노버는 전달(5.5%)보다 상승한 6.3%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화웨이가 5.5%로 뒤를 이었다. LG전자는 4.6%로 5위에 머물렀다. 지난 달 5.1%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소니는 3.4%에 그쳤다.
김현용 이트레이드 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를 인수한 뒤 레노버 약진이 눈에 띈다"며 "4월 모토로라 판매량은 230만 대로 전달보다 44%, 전년보다는 233%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작년 모토X, 모토G 출시 이후 이렇다 할 신모델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의 선전이라 더욱 의미 있다는 분석.
그는 "300달러 이상 고가폰 시장에서 레노버 점유율이 상승한 것을 볼 때 저가 전략으로 모토로라 판매량이 늘어난 건 아닌 것 같다"며 "기존에 레노버가 공략하지 못했던 북미, 중남미 등에서 모토로라를 앞세워 판매 확대를 꾀한 결과"라고 말했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선전 덕분에 중국 시장 점유율이 8.6%로 떨어졌음에도 지난 달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은 전년 동기보다 124%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한 달 점유율만 가지고 레노버가 3위를 굳혔다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만 해도 레노버는 전달보다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LG전자는 미국에서의 판매 증가를 통해 점유율이 올라갔다.
다만 레노버 점유율이 확대될수록 LG전자와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김 연구원은 "LG전자 입장에선 레노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레노버를 다시 따돌릴 수 있을 지 여부는 G3 성공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G3에 대한 시장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LG전자는 오는 28일 서울, 런던, 뉴욕 등 세계 6개 도시에서 행사를 열고 G를 공개한다. 이 회사가 스마트폰 공개 행사를 복수 도시에서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 전작 G2와 비교할 때 G3 발표 시기도 3개월 가량 빠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G3는 5.5인치 QHD 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사양 제품으로 알려졌다"며 "이 제품 판매에 힘입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흑자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G2까지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력 향상을 강조한 마케팅 투자를 해온 만큼 이번에는 마케팅비가 과하지 않게 효율적으로 집행될 것"이라며 "G3는 LG전자 주가 반등에도 좋은 분위기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G3는 스마트폰 업계 최초로 QHD 화면을 탑재하고 메탈 느낌 케이스를 적용하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 요소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2시09분 현재 LG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0원(0.29%) 오른 6만8500원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