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슬기 기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의 실패를 겪고 나면 좌절하거나 상실감은 배가 되기 마련이다. 숱한 오디션을 치루며 최종까지 갔지만, 끝내 떨어지는 아쉬운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으려 했다. 그래서 그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긍정적인 기운이 들었다. 신임임에도 불구하고 긴장된 모습보다는 천천히 한발자국씩 다가가려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배우였다. 26살 배우 김민경. 그는 2010년 영화 ‘귀’로 본격 데뷔했다. 이후 영화 ‘밀월도 가는 길’ ‘사랑의 확신’ ‘차형사’ ‘완전 소중한 사랑’ 드라마 KBS2 ‘학교 2013’ ‘천명’ ‘아직 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TV소설 은희’까지 많은 작품들을 소화하며, 자신의 옷을 입은 듯 마냥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 무대, 서야만 할 것 같은 강렬한 이끌림“사실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은 아니었어요. 배우의 꿈을 갖게 된 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였죠. 우연히 대학로에서 연극을 봤는데 묘한 기분이 느껴지더라고요. 무대에 선 사람들의 기분이 궁금하고, 마치 내가 한 번쯤은 서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우연히 그 때 보게 된 연극이 자연스레 김민경을 배우로 이끌었단다. 그 시절까지 해온 것들이 배우를 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요소들과 맞아 떨어졌다며 “우연의 일치인지 운명인지”라며 신기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배우를 꿈꾸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지원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덜컥 입학 했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연기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김민경은 “학교가 제겐 행운이자 기회가 됐어요”라며 배우의 길로 본격 들어서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그는 많은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그러나 항상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숱한 오디션에서 탈락하면서 그만큼 좌절감도 무뎌졌다. 제일 아쉬웠던 건 최종에서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최근 1, 2년간은 최종에서 떨어지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고 좌절도 했죠. 그런데 저의 마음가짐 자체를 바꾸니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탈락에 대해서 ‘안됐어’ 라기 보다는 안 된 이유와 부족한 것에 대해서 늘 생각하고 더 노력했죠. 안된 것에는 이유가 있으니까요”좌절의 에너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그. 1%의 단점으로 탈락 됐다고 생각하고 99%의 장점에 집중한단다. 1%의 단점이 뭔지, 문제점이 뭔지에 대해 생각해 또 다시 도전하는 긍정적인 끈기는 칭찬할만하다. 사실 김민경은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까지 많진 않지만 신임임에도 적지 않은 영화들을 찍었다. 첫 영화는 2010년 작 영화 ‘귀’였다. 그가 관객과 처음 마주하는 영화였고, 귀신 역이라 연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 하는데 힘들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제가 언제 귀신을 해보겠어요. 어떻게 표현 해야할 지 고민도 많았지만 재밌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저를 보고 귀신을 떠올렸다고 생각하니 그 또한 흥미로웠던 걸요. 사실 귀신을 무서워하는데, 귀신 연기한 뒤로는 공포영화 즐겨보게 됐어요”(웃음)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건 진정 연기를 즐기고,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이어 김민경은 ‘차형사’ ‘사랑의 확신’ ‘완전 소중한 사랑’ 등 작품들을 하나 둘씩 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러던 중 그에게 얼굴을 알릴 확실한 기회가 왔다. ◆ 행복한 한 해가 된 2013 그리고 첫 주연
2013년 초 KBS 드라마 ‘학교2013’으로 첫 브라운관 데뷔를 하게 된 것에 대해 “배우 생활의 진정한 시작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라는 작품 자체가 과거 인기 스타들을 많이 배출했던 드라마였으니까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많이 떨리기도 했고, 기대도 됐어요. 근데 현장에서 오랜만에 종석이를 만나게 돼서 너무 신기 했어요”라며 이종석과의 인연에 대해 털어놓았다. “종석이랑은 데뷔작인 영화 ‘귀’에서 작품을 같이 했었어요.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돼 감회가 새로웠죠”(웃음)‘학교 2013’에는 이종석, 김우빈, 박세영 등 청춘 스타들이 많이 출연했다. 그들 또한 탄탄한 연기력과 열정을 가진 친구들. 이런 점들이 김민경에게는 또 다른 공부가 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스크린에 이어 브라운관까지 다양한 작품을 하며 연기에 대한 애착을 더욱 단단히 했다. 때 마침 SNS 드라마 ‘아직 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첫 주연 자리를 꿰차게 됐다. “처음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 역을 맡아서 부담감이 컸어요. 주변에 피해를 주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죠. 더군다나 상대 배우가 한재석 선배님이었거든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캐릭터 연구를 많이 했었죠.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촬영해야 했지만 저에게는 잊지 못할 작품이에요” ◆ “연기랑 사랑 할래요”그는 짧은 시간 내에 공포물부터 학원물, 사극, 시대극, SNS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를 했다. 김민경이 연기한 작품을 볼 때면 매번 다른 사람 같았다. 그 의미는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대중에게 각인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기도 하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씀 하시더라고요. 매번 작품마다 얼굴이 다르다고. 하지만 전 대중들에게 각인을 시키기 위해서 연기 하지 않을 거에요. 다양한 배역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것보다는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를 할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단다. 김민경은 곧 사랑을 시작할 것 같은 설렘을 안고 있는 소녀의 모습과도 같았다. “전 연기를 할 때면 설렘을 느껴요. 마치 연애하는 것처럼요. 연애도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이 있듯이 저도 연기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느끼거든요.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이 연기와 사랑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웃음)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인터뷰] ‘역린’ 현빈, 11년 차 배우의 냉정과 열정 사이 ▶ 배두나, 짐 스터게스와 열애 공식 인정 “내 남자친구예요” ▶ 플라이투더스카이 9집, 그들의 정체성은 흔들림이 없다(종합) ▶ ‘무명인’ 니시지마 히데토시-김효진, 익숙하면서도 낯선 당신(종합) ▶ [TV는 리뷰를 싣고] ‘닥터 이방인’ 이종석 ‘검은 음모’ 어떻게 파헤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