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SK와이번스, 바비큐존 설치…삼겹살 먹으며 관람

입력 2014-05-22 07:00
[ 박해영 기자 ]
SK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를 앞세워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그라운드에서는 공격·수비·주루 등 3박자로, 경기장 밖에서는 행복·소통·사회공헌 등 3박자로 팬을 사로잡고 있다.

○스포테인먼트 도입

2000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한 SK 와이번스는 신영철 전 대표가 취임한 2005년 프로구단 최초로 스포테인먼트를 도입해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았다. 야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소재를 개발한 것이 와이번스 스포츠 마케팅의 특징이다.

와이번스는 2009년 외야석에 바비큐존을 설치하고, 내야 탁자지정석을 두 배로 늘리는 등 야구장을 팬 중심으로 개편했다. 바비큐존은 야구팬의 ‘로망’을 실현한 곳이다. 회식 메뉴의 대표인 삼겹살로 ‘먹는 재미’와 야구경기의 ‘보는 재미’를 결합시킨 마케팅으로 국내외에서 전례가 드문 시도였다.

특별한 관람 경험을 원하는 팬들에게는 TV, 냉난방기, 냉장고, 탁자 및 소파 등을 갖춘 별도 방인 ‘스카이 박스’를 선사했다. 인원 수에 따라 다양한 크기가 있다. 공항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회원 전용 라운지도 야구장에 있다. 연간회원 등 멤버십 회원들이 커피, 컴퓨터 및 프린터, 휴대폰 충전기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잔디가 깔린 외야석(T그린존)도 설치했다.

팬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마케팅 활동도 SK의 강점이다. SK는 구단과 팬의 사이를 좁히고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 2011년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기존의 트위터에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확대 적용했다. 야구단 내부 정보와 선수들의 일상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서비스하면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해엔 ‘스마트 팬북’을 장착해 팬과의 소통을 확대했다. 팬북에 등재된 QR코드를 촬영하면 와이번스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멀티미디어로 감상할 수 있다. 문학구장의 편의시설과 먹거리, 스타들이 추천하는 영화와 노래, 맛집 등이 수록돼 있다. 이 서비스는 스포츠와 문화 콘텐츠, 스마트 기기가 접목한 스포츠계의 ‘창조마케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와이번스는 프로야구단 최초로 야구장과 주경기장 등 문학경기장 전체를 인천시로부터 수탁받아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장순일 SK 와이번스 사업본부장은 “축구장 공간에 컨벤션센터, 스포츠센터, 쇼핑몰 등을 유치해 문학경기장을 다양한 여가활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문학경기장의 유동인구를 늘린다면 프로야구 경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포츠와 사회공헌 접목도 활발

SK는 스포츠와 사회공헌을 접목한 소셜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반려견과 야구를 함께 관람하는 행사를 열었다. 반려견 식품업체, 동물병원들과 손잡고 반려견 건강과 양육 상담 서비스도 제공했다.

SK는 야구단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SQ(스포츠지수)와 그린 스포츠 개념을 도입했다. SQ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지친 청소년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지수를 높여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린 스포츠는 환경을 생각하는 야구장을 만들기 위해 와이번스가 추진하는 환경 마케팅이다. 외야에 잔디가 깔린 관중석을 만들었고, 야구장에서 사용되는 전기 일부를 태양광으로 충당하고 있다.

와이번스는 포브스코리아와 한국마케팅협회가 공동 주관한 ‘2013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 선정에서 프로야구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 기업에서도 2007년부터 5년 연속 프로야구 구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