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미 기자 ]
연금저축펀드가 꾸준히 자금을 끌어 모으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 갇혀 부진하지만 연금저축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소득세법 개정으로 지난해 4월 신연금저축계좌 제도로 전환됐다. 기존 개인연금펀드는 한 운용사의 소수 펀드 안에서만 갈아탈 수 있어 지속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반해 신연금저축펀드는 계좌에 편입돼 있는 여러 운용사 펀드를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다. 선택의 폭이 이전보다 크게 넓어졌다. 연간 납입액 한도는 종전 12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늘었고, 의무 납입기간은 10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연금저축펀드의 세금 혜택을 주목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금저축펀드에 납입하는 금액에 대해선 연간 4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지방세 포함 13.2%)가 가능하다. 작년까지 주어졌던 소득공제에 비해선 혜택이 다소 줄었지만 연간 53만원가량 추가 수익을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증시 변동에 따라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어 적극적인 갈아타기(리밸런싱)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은 “저금리 국면에서 초과 수익을 염두에 두고 최근 연금저축펀드로 연금저축 포트폴리오를 짜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시황에 따라 펀드 간 수익격차가 크기 때문에 6개월마다 시황에 맞는 적극적인 리밸런싱(갈아타기)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68개 연금저축펀드로 연초 이후 1856억원(20일 기준)이 들어왔다. 지수대에 따라 펀드 자금 유입과 환매를 반복하는 국내주식형펀드와 달리 연금저축펀드는 △지난 한 달간 218억원 △6개월간 1119억원 △1년간 6107억원 등 시황에 관계없이 자금이 유입됐다. 전체 설정액은 현재 4조8548억원으로, 5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금펀드에 투자할 땐 반드시 자금을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우 한국투자신탁운용 리테일영업본부 차장은 “두 개 이상의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위험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 박스권 증시에 갇힌 국내 증시만 보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 자산으로 분산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해외 펀드를 연금펀드로 투자할 경우 매년 과세되는 15.4%의 이자소득세가 이연되면서 장기 투자 때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