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을 가족 놀이터로
날짜별 특별 이벤트 큰 호응
사회적 약자돕기에도 앞장
[ 임근호 기자 ]
게임회사 엔씨소프트는 프로야구 마케팅의 최고 승자 중 하나로 꼽힌다. 경남 창원에 연고를 두고 2011년 창단한 NC다이노스는 한국 프로야구 1군 리그 데뷔(2013년) 1년 만에 강팀으로 변모, 올해는 리그 우승 후보로까지 꼽힌다. 사람들은 더 이상 “엔씨소프트가 뭐하는 데야?”라고 묻지 않는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숫자로 효과를 측정할 순 없지만 엔씨소프트가 이제는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졌다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NC다이노스는 2011년 3월31일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에 의해 창단됐다. 2012년 퓨처스리그(한국프로야구 2군 리그)를 거쳐 2013년 1군 리그에 참여했고 그해 9개팀 중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 LG 롯데 같은 대기업이 아닌 게임회사가 프로야구 팀을 창단하게 된 데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야구 사랑이 한몫했다. 그는 “최동원 투수가 어릴 적 영웅이었다”며 “초등학교 시절 ‘거인의 꿈’이란 만화를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고 중학교 땐 빠른 볼을 잘 던지려고 팔과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구단주인 김 사장의 이런 스토리는 다른 팀 팬들까지 NC다이노스에 호감을 갖게 만든다.
게임회사답게 세련된 디자인과 젊은 감각을 앞세우고 있는 점도 NC다이노스 마케팅의 강점이다. ‘다이노스틱’이라고 이름 붙인 NC다이노스의 응원봉에서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난다. 단순히 팀 로고와 이름이 그려진 기다란 응원봉과 달리 다이노스틱은 팀 마스코트인 공룡의 머리가 달려 있다. 망토처럼 몸에 두를 수 있는 다용도 담요도 인기 상품이다. 머리에 덮어쓰는 부분에 공룡 눈과 뿔을 달았다. 다른 팀 팬들도 사고 싶다고 부러워할 정도다.
공룡을 내세운 캐릭터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NC다이노스는 ‘단디’와 ‘쎄리’라는 응원 캐릭터를 만들었다. 단디는 경상도 사투리로 ‘야무지게 해라, 똑바로 해라’는 뜻에서, 쎄리는 ‘때려라, 쳐라’는 말에서 따왔다. 최근에는 ‘뽀로로’를 만든 아이코닉스와 협업해 ‘크롱’이란 새 캐릭터를 도입해 어린아이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야구를 가족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장으로 만들어 주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의 총 5500여 내야석 중 약 30%인 1600여석을 테이블석으로 리모델링해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더욱 편안하게 야구를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부다. NC다이노스 치어리더들이 노출이 심한 복장을 피하는 것도 가족 관람객을 위한 배려다.
날짜별 이벤트도 다양하다. 매월 마지막주의 경우 수요일은 직장인을 위한 ‘비즈니스 데이 스페셜’ , 금요일은 20대를 위한 ‘20대의 금요일 밤’, 일요일은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위한 ‘주니어 다이노스 데이’를 각각 개최한다. 주니어 다이노스 데이에는 마산야구장 투어, 그라운드 캐치볼, 배트보이, 장내 아나운서 체험 등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가족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NC다이노스는 ‘지역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구단으로 성장한다’는 모토로 지역 내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고지 창원시에 3억원 상당의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 432대를 기증했고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지역 유치 후원, 지역 특수학교 지원, 지역 소년소녀가장 후원 등 야구를 통한 사회적 약자 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니어 다이노스 스프링 챔피언십’ 야구 대회를 개최해 대회에 참여한 경남 지역 초·중·리틀 야구팀 17개 팀 모두에 총 5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했고 방과후 교실, 여름 캠프, 야구 축제 등을 통해 경남지역 야구 유소년도 지원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