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의 해인 올해 2014년 초 (1월 19일 일요일)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현대 경영학에서 자주 응용하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범죄심리학자 조지 켈링이 창안한 이 이론은 우범지대에서 창문이 깨진 채로 방치된 차량의 경우 추가 범죄를 불러온다는 게 핵심입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차량은 멀쩡하다는 비교를 통하고 있지요.
신비한TV 서프라이즈는 이날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이 이 이론을 적용해 이른바 ‘고담시’로 불리던 뉴욕시의 범죄율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사례를 방송했습니다.
줄리아니 시장은 재임 당시 뉴욕에서 범죄를 불러오는 깨진 유리창으로 지하철이나 거리벽면의 그라피티 (예술을 빙자해 스프레이로 그리는 낙서)를 지목하고 이를 지우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하지요.
주위에서 이 이론에 대입할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 진도 팽목항 앞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가 대표적으로 꼽힙니다.
사고 원인으로 드러난 합법적이지 않은 각종 일들은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은 채 진행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배의 무게 중심을 위로 올린 증축을 비롯해 선적, 고박, 평형수 등에서 규칙을 지킨 걸 찾는 게 어려웠다는 합동수사본부측의 수사 결과입니다.
잘못된 일들이 처음부터 당연시되며 지속돼 오다 ‘무리한 변침’이라는 방아쇠가 당겨지는 순간 모든 것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는 지적입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서구에서 탄생해 쉽지 않게 느껴질 것으로 보여 ‘한국적 풍토에 맞는’ 아류 이론을 제시합니다. 이름하며 ‘하수도의 꽁초 이론’인데요.
흡연자 한 사람이 다 피운 담배를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는 재떨이에다 버리는 대신 눈 앞에 보이는 하수도에다 던집니다.
다음 그 자리에서 담배를 핀 사람은 앞선 이의 행동을 그대로 따릅니다. 얼마 뒤, 하수도엔 버려진 담배 꽁초가 수두룩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사진=TV화면과 현장 스마트폰 촬영]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