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운 기자 ] 삼성그룹이 3세 경영체계 확립을 위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들어가면서 삼성그룹주(株)들이 요동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주 펀드들의 수혜가 기대된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입원하는 등 건강 악화에 따른 우려가 번지면서 삼성그룹의 3세 승계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삼성그룹이 3세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주 주가가 상승했다.
이처럼 삼성그룹주들이 국내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수혜를 입은 것이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삼성그룹주 펀드들이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삼성그룹주 펀드들의 최근 1주일 평균 수익률은 4.4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55%)을 웃돌았다.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앞으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펀드 전문가들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 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주가 상승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 펀드를 운용하는 배재열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장은 "삼성그룹주들은 그 동안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계열사 간 사업재편 및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강화되고 있어 향후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기의 문제일 뿐 삼성그룹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지주회사 체제로 근접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룹 지배구조의 연결고리가 되는 기업군, 특히 지분율이 낮은 주력회사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IBK삼성그룹' 펀드를 운용중인 강수아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지배구조 정리와 함께 자사주 매입과 배당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에서 분리될 때의 사례 등을 보면 지배구조 변경은 단기적인 이슈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봐야 할 재료"라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 이슈와 관련해 삼성그룹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사후에도 애플 주가 추이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배 부장은 "통상적인 경영활동이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로 확립돼 있고 삼성그룹의 풍부한 재무역량 및 우수한 인재풀, 시스템 등을 감안하면 그룹 경쟁력에 영향을 끼칠 만한 경영 공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