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구매가격 갤S4 38만원·옵G프로 20만원…갤코어는 공짜
SKT 11종·LGU+ 9종 인하
'재고 털어내기' 나서
인하 추세 지속될지 의문
[ 전설리 기자 ]
20일 SK텔레콤이 영업을 재개했다. 이로써 통신 3사의 영업이 완전히 정상화됐다. 통신업계 사상 최장인 45일간의 순차적 영업정지가 끝났다. 전열을 가다듬은 통신사들이 꺼내든 카드는 스마트폰 가격 인하.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춰 영업정지 기간에 쌓인 재고를 털어내고 빼앗긴 가입자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가격 인하로 보급형 스마트폰은 10만원 안팎에 살 수 있게 됐다. 고급형 휴대폰도 20만~4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해졌다.
◆SKT 20일부터 영업재개
SK텔레콤은 이날 전용폰인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와 갤럭시S4 액티브 등 4종을 포함해 총 7종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LG유플러스는 전용폰 LG Gx를 포함해 4종의 가격을 낮췄다. 전용폰 이외에 KT를 포함한 3사가 공통으로 출고가를 낮춘 모델은 LG전자 G2, 옵티머스 G프로, 팬택 베가 아이언이다(표 참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추가로 각각 4종과 5종의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추기 위해 제조사 및 다른 통신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갤럭시S4, 갤럭시S4 LTE-A(32GB), 갤럭시윈 등 모두 삼성전자 제품으로 협의가 끝나는 즉시 인하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제품 협상에서 이견이 크단 얘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제품 물량이 많은 데다 이번 출고가 인하가 4월 말 이후 사실상 시장을 지배해온 갤럭시S5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낮은 가격 지속될까
통신사와 제조사가 출고가를 낮추기로 한 것은 영업정지 조치로 두 달간 쌓인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서다. 출고가 인하로 꽁꽁 얼어붙은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얘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1월 170만대, 2월 190만대에 이르던 국내 휴대폰 판매량이 영업정지가 시작된 3월 120만대, 4월 100만대 미만으로 반토막 났다”고 했다.
출고가 인하 추세가 자리 잡으면 통신사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낮아져 가입자 유치가 쉬워질 뿐 아니라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다. 또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다. 통신비에 포함된 단말기 할부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제조사는 득보다 실이 많다. 박종일 대우증권 스마트금융부 과장은 “제조사는 높은 출고가 속에 숨어 있는 판매장려금을 통해 통신사와 협상력을 강화해왔으나 출고가 인하에 따라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출고가 인하 추세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출고가 인하는 통신사들의 영업정지에 따른 재고 부담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단기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법 보조금 감시 강화할 듯
방송통신위원회는 보조금 감시를 강화할 전망이다. 통신 3사가 영업 재개와 동시에 가입자 쟁탈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배경엔 치열한 점유율 다툼이 있다. 3월 말 KT의 무선통신시장 점유율은 12년 만에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졌다. 점유율 50.42%로 50% 선이 위태로운 SK텔레콤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별도 시장 조사팀을 구성하고 실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주엔 긴급 회의를 열고 오는 10월 시행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앞서 불법 보조금을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