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vs 252%…수익률도 배당이 답이다

입력 2014-05-20 21:39
수정 2014-05-21 04:24
배당 선진국이 되자 (下) '장기투자의 비타민' 배당주

안정적 수익내는 배당주 관심 커
주식형펀드서 4조5천억 빠질때 관련 펀드로는 1조 넘게 유입

투자대상 선택의 폭 적어
대형 우량주가 배당 늘려야


[ 강지연 기자 ]
주가지수가 3년째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들의 장기투자에 대한 피로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장단기 금리마저 3%대에 머물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 악화의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배당주 투자는 주가지수의 등락 등 증시 환경과 관계없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대표적인 투자전략으로 꼽힌다.

○오래 묵힐수록 수익률 ‘好好’

배당주 투자는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빛을 발한다. 20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배당주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252.8%(19일 기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59%)은 물론 전체 주식형펀드 수익률(197%)을 웃돈다. 개별 종목 투자도 마찬가지다. 대표 고배당주인 KT&G를 10년 전인 2004년 당시 주가인 2만6000원에 샀다면, 이날 8만6300원으로 3배 이상의 자본차익을 얻는 데다 매년 받은 누적 배당금 2만6500원도 챙기게 된다. 누적수익률은 333%에 달한다.

특히 저성장·저금리 국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 국내 경제성장률은 최저 2.8%, 평균 3~3.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팀장은 “이는 인구 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와 맞물려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수단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뿐 아니라 기관 자금의 배당주 투자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꾸준히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배당주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유입된 자금만 1조149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펀드에서는 4조5000억원이 빠져나갔다.

○“배당 늘리고 세금은 낮춰야”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투자대상이 한정돼 있다는 점은 국내 배당주 투자의 한계로 꼽힌다. 특히 은행 증권 유틸리티 등 전통적인 고배당주들이 최근 규제와 실적 부진 등의 여파로 배당을 줄이면서 투자 범위는 더 좁아졌다.

국내 대표 배당주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을 운용하는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배당률이 높은 중소형주는 규모 때문에 투자에 한계가 있고, 대형 우량주는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은 게 문제”라고 토로했다.

국내 배당주펀드의 배당수익률은 미국 일본 등 해외 배당주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 블랙록배당주펀드는 편입 비중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2.6%, 일본 다이와고배당펀드는 2.8%인 데 비해 ‘신영밸류고배당’ 편입종목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2.1%에 그치고 있다. 배당 수익률면에서 삼성전자(1.0%)와 도요타자동차(3.0%) 간에 3배 차이가 나는 등 주요 기업의 배당 성향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해외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금이 많은 대형 우량주들이 배당을 늘려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배당주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부사장은 “작년에 만료된 장기 보유자의 배당소득세 감세를 연장하는 것은 물론 15.4%인 배당소득세율 자체를 낮추는 것도 검토할 만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