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장기침체 탈출위해
해외 자금 유치 '히든카드'
[ 김동욱 기자 ] 2000년대 들어 일본 증시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기업들의 배당 증가다. 2003년 1.16%에 머물던 도요타의 배당수익률은 작년 3.0%까지 높아졌다. 캐논(1.0%→3.9%) 덴소(1.01%→2.12%) 같은 제조업체들은 배당수익률이 두 배 이상 올랐다. 미쓰비시유에프제이(0.58%→2.82%) 스미토모미쓰이(0.39%→3.0%) 같은 대형 금융사의 배당수익률은 다섯 배 이상 높아졌다. 일본 증시 상장 주요 70개 고배당주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일본고배당주인덱스도 2003년 말 17.0에서 작년 말 149.8까지 치솟았다.
일본 주요 기업들이 이처럼 고배당 정책을 구사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증시로 외국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카드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2006년대 중반까지 1%를 밑돌았던 일본 상장사 배당수익률은 2007년 1.36%, 2008년 2.49% 식으로 크게 뛰었다. 2003년 전체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0%에 불과했던 외국인이 2008년 57.0%, 2013년 62.3% 식으로 높아졌다. 이는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적 정책을 강하게 요구한 영향이 컸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본 차익을 노린 단기성 자금이 장기투자 성격의 외국인 자금으로 교체되면서 배당이라는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