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노바티스 상대 특허소송…SK케미칼 역전승 이끈 광장

입력 2014-05-20 21:10
수정 2014-05-21 04:55
의사·약물학 박사 출신 드림팀
다국적 제약사 특허 공격 막아


[ 정소람 기자 ] “지난 1년간 밤낮없이 대비한 보람이 있네요. 앞으로 급증할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 공격에서 좋은 선례가 될 것입니다.”

최근 다국적제약사인 노바티스와 SK케미칼 간 알츠하이머 의약품 특허소송에서 SK케미칼 측을 대리해 1심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박금낭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가 밝힌 소감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심우용)는 지난 16일 노바티스가 SK케미칼을 상대로 낸 특허권침해금지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SK케미칼은 2012년 상반기 노바티스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엑셀론패치’의 제네릭(복제약) ‘SID710패치’를 개발해 유럽 거래처에 보냈다. 노바티스의 화학물질특허가 끝나는 그해 12월 이후 유럽에서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노바티스 측은 특허기간 만료 전에 복제약을 만들고 시장진입을 준비한 것도 특허 침해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SK케미칼의 손을 들어줬고, 올 하반기 이 제품은 국내에도 시판될 예정이다.

박 변호사는 재판 결과에 대해 “2년 전의 뼈아픈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됐다”고 말했다. 2012년 노바티스가 SK케미칼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 법원이 “특허 침해가 맞다”며 일부를 인용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노바티스 측 손을 들어준 판결이 잇따라 나온 것이 국내 판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많았다.

광장은 곧바로 지식재산권(IP)·제약팀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소송 2라운드를 대비한 ‘드림팀’을 구성했다. 약물학 석사학위가 있는 박 변호사를 비롯해 의사 출신인 유지현 변호사, 특허법원 판사 출신인 오충진 변호사, 과학고·서울대 재료공학과 출신의 조용진 변호사, 특허청 심사관 출신인 유은경 변호사 등이 주축이 됐다.

국제중재 전문가인 임성우 변호사가 포르투갈 등 해외 중재사건 동향을, 김탁종 미국변호사가 미국 등 해외 소송 동향을 꼼꼼히 챙겼다. IP전문가인 김재훈 대표 변호사는 팀 전체의 자문 역할을 했다. 박 변호사는 “모두가 기초 의약 지식부터 다시 공부하며 연구에 가까운 작업을 했다”며 “해외소송 결과는 밤늦게 쏟아져 나오는 탓에 밤낮없이 일하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광장 측은 총 수천쪽에 달하는 소송 자료를 법원에 제출해 승소를 이끌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