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펀드 환매'에 사흘 만에 하락…2010선은 사수

입력 2014-05-20 15:19
수정 2014-05-20 15:26
[ 이지현 기자 ] 코스피지수가 사흘 만에 하락했다. 투신이 1000억 원 넘는 펀드 환매 물량을 내놓으며 지수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맞서면서 2010선을 사수했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88포인트(0.19%) 떨어진 2011.26에 마감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소폭 상승해 마감했다.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지만 그간 부진했던 기술주와 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약보합으로 출발했다. 기관의 매도세에 2000선 초반대까지 미끄러졌다가 점차 낙폭을 줄여나갔다.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치열한 매매 공방을 벌이며 2010선 아래서 지지부진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장 막판에 201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2586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금융투자와 투신을 중심으로 2228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투신권에서만 1308억 원 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장 막판 매도로 돌아서 429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날 투신권의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지며 지수 상승을 방해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 도달할 때마다 번번히 쏟아졌던 펀드 환매 물량이 어김없이 등장한 것이다.

이날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712억 원이 빠지며 사흘 연속 순유출이 나타났다.

프로그램을 통해선 1429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차익거래가 29억 원, 비차익거래가 1399억 원 매수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하락세를 보이는 업종이 더 많았다. 통신(1.74%), 의료정밀(1.57%), 운수창고(1.75%) 등이 강세를 보였다. 자동차 종목이 속해있는 운수장비(-1.16%)의 낙폭이 컸다. 기계(-1.05%), 유통(-0.51%), 금융(-0.85%) 등도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등락이 엇갈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 반등에 성공해 상승 마감했다. 전날보다 3000원(0.21%) 오른 14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낙폭이 컸던 SK하이닉스는 2.69% 강세였다. 자동차 3인방이 동반 약세였다. 현대차가 1.50% 하락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1.02%, 0.68% 떨어졌다.

이날 정상영업에 돌입한 이동통신 3사의 주가는 동반 상승했다. LG유플러스가 2.55% 뛰었고 KT와 SK텔레콤도 1%대 강세였다. 조선주들은 실적과 수주 부진, 해양플랜트에 대한 우려감 등이 겹치며 연일 약세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3.12% 하락했고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도 각각 3%, 1%대 약세였다.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며 상승세를 탄 삼성그룹주는 이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물산이 2.33% 하락했고, 삼성SDI도 2.58% 떨어졌다. 크레듀는 6.98%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321개 종목이 상승했고, 481개 종목은 하락했다. 거래량은 2조42309000주, 거래대금은 3억6613만 원이다.

코스닥지수는 하루 만에 반등하는 듯 했지만 장중 하락 전환했다. 한때 540선 밑으로 미끄러지긴 했지만 540 초반대에서 마감했다.

전날보다 3.85포인트(0.70%) 떨어진 542.96으로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40억, 133억 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441억 원 어치를 팔았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0원(0.32%) 오른 102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