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AJ렌터카…LG CNS도 진출…카셰어링 시장 쟁탈전 '가속 페달'

입력 2014-05-16 21:33
수정 2014-05-19 09:51
20분, 40분…필요한 만큼 10분 단위로 車 빌려 탄다

하루 단위 사용 렌터카와 달리 짧은 시간 빌려타기 더 편리
kt계열 그린카 이용자 月 3만명…LG CNS도 전기차 셰어링 참여


[ 강현우 기자 ]
자동차를 10분 단위로 쪼개서 빌려 탈 수 있는 이른바 ‘시간제 렌터카 서비스’인 카셰어링(car-sharing) 시장이 국내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사업 전망을 낙관한 렌터카 업체 등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카셰어링은 회원제로 운영하며 최소 하루 단위인 렌터카와 달리 사용 시간만큼 요금을 낸다. 사용자가 직접 시내 주차장 등 차고지에서 자동차를 빌려 이용한 다음 반납하면 된다. 경제성과 편리함이 부각되면서 렌터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kt렌탈의 자회사로 국내 카셰어링 1위 업체인 그린카는 지난달 전국 서비스 이용 건수가 2만8518건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2012년 1월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그린카는 지난해 매월 1만건 수준이던 이용 건수가 올 들어 2만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양성식 그린카 마케팅팀장은 “차고로 활용하는 주차장만 전국에 700여개나 된다”며 “작년 16만여건이던 연간 이용 건수가 올해는 적어도 30만건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카의 회원 수도 지난달에만 1만5000명이 새로 가입하며 16만명을 돌파했다. 수요가 늘면서 그린카는 1200여대인 보유 차량을 내년 말까지 3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카셰어링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렌터카 업계 1위인 kt렌탈은 지난해 9월 그린카에 8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그린카가 대기업 계열로 편입된 것이다.

kt렌탈 관계자는 “차를 쉽게 빌려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카셰어링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렌터카 시장이 놓치고 있는 고객을 카셰어링이 잡으면서 두 시장 모두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2위 카셰어링 업체 쏘카도 4월 말 기준 회원 수가 11만명을 넘어섰다. 쏘카는 지난달 말 기준 차량 690대, 차고지 510개를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보유 차량을 1000대로 늘릴 예정이다.

렌터카 업계 2위인 AJ렌터카도 2012년 12월 유료 카셰어링 시장에 뛰어들었다. AJ렌터카는 현재 전기차 20대 포함해 70여대를 운용 중이며 시장 상황에 맞춰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LG CNS는 작년 2월부터 자회사 에버온을 설립해 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티카’를 운영 중이다. 씨티카는 레이 ev 54대, SM3 Z.E 80대를 보유 하고 있다.

LG CNS는 신성장 사업으로 교통카드·버스 도착 정보 등 스마트 교통 사업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 배차와 위치 확인 등의 시스템이 필수적인 카셰어링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린카와 쏘카 등 2개의 일반 카셰어링 업체와 씨티카 등 4개 전기차 카셰어링 업체가 참여하는 서울시 카셰어링 서비스인 ‘나눔카’ 이용 건수는 지난 3월 4만184건으로 조사됐다. 작년 2월 서비스 시작 이후 14개월 만에 누적 이용 건수가 28만건을 넘어섰다.

카셰어링은 1990년대 유럽과 북미에서 상업화하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용적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는 세계 카셰어링 시장 규모가 작년 10억달러에서 2020년 6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대표적 카셰어링 업체 집카(Zipcar)는 지난해 1월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에 5억달러에 팔려 화제가 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