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즉각 구인장 발부
금수원에 신도 '인의 장막'
검찰, 강제 진입 검토
[ 정소람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로 계열사를 통한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의혹을 받고 있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16일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차남 혁기씨와 장남 대균씨에 이어 유 전 회장까지 삼부자가 모두 이유 없이 조사를 거부했다. 삼부자가 법을 무시하고 공권력을 비웃듯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에 대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회종 2차장검사는 “대균씨가 잠적·도피한 점에 비춰 그 역시 도망할 염려가 있고 회사 관계자들과 모의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더 이상 무고한 신도들의 등 뒤에 숨어 있지 말고 법정에 출석해 본인의 입장을 당당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과 두 아들을 반드시 체포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어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은 이날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구인장을 근거로 유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알려진 금수원에 강제 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구원파 신도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 금수원 진입도 여의치 않다. 현재 금수원에는 1000여명이 훨씬 넘는 신도들이 모여 검찰의 영장집행에 대비하고 있다. 구원파 일각에서 ‘순교 불사’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검찰이 경찰력을 동원해 금수원에 진입할 경우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인천=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