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항공株, 일본에 발목 잡힌 1분기…2분기 관전포인트는?

입력 2014-05-16 08:38
[ 강지연 기자 ] 국내 대표 항공주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 1분기 실적이 일제히 개선세를 탔다. 하지만 대한항공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손실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8969억 원으로 1.8%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1558억 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0억 원 개선됐지만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당기순이익도 적자 규모를 축소했지만 466억 원 손실을 냈다. 매출액은 1조4148억 원으로 0.4% 줄었다.

◆ "나아지긴 했는데"…여객에 발목잡힌 항공주

대한항공의 실적은 올 3월 매출 부진과 외화환산손실 탓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일본 노선 부진으로 여전히 적자 성적표를 뱉어냈다.

이번 실적에선 화물과 여객 부문의 명암이 갈렸다.

두 항공사의 화물 실적은 호조였다.

대한항공은 화물 부문이 FTK(Freight Ton Kilometer) 기준으로 동남아와 일본 노선이 각각 16%, 14% 증가했다. 미주 노선도 10% 늘어나는 등 전 노선에서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도 초고해상도(UHD) TV 및 자동차 부품, 휴대폰 품목의 물량 증가로 화물 부문 수송량이 늘어났다.

반면 여객 부문의 실적은 부진했다.

1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여객 수송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 0.6%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주범은 일본 노선이었다. 일본 노선은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한일관계 악화, 엔화약세 등의 악재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김민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1분기 화물 부문은 개선됐지만 여객은 여전히 부진했다"며 "일본인 관광객 수 감소, 저가 항공사들의 일본시장 진입 등으로 여파로 일본 노선의 실적 회복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분기 실적, 원화강세 날개 달까

금융투자업계에선 항공주들의 2분기 실적이 일제히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2조9254억 원, 영업이익이 171억 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43% 늘어난 1조4064억 원, 309억 원 흑자로 예상했다.

2분기부터 원화 강세의 효과가 본격 반영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30원선을 하향 돌파하며 5년9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앉았다. 환율 하락은 항공주에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사의 비용 절감과 매국인 출국자 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분기 원화 강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외화 환산이익이 증가하고 내국인 출국자가 늘어나 원·달러 환율 하락은 항공사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5월 황금 연휴와 성수기 진입 효과도 2분기 실적 전망을 밝히는 주요인이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세월호 이슈 탓에 내국인 출구자 수가 부진했다"면서도 "5~6월 준 성수기 시즌에 진입함에 따라 내국인 출국자 수와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가에 대해선 "현재 항공주에 원화 강세, 유가 하락, 화물 개선 등의 호재들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며 "향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