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계약' 해지 요구…SM, 끝나지 않는 악몽
H.O.T, 동방신기 이어 '간판' 잔혹사 재연하나
데뷔와 동시에 전성기를 구가하며 가요계의 핵으로 떠오른 엑소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엑소M의 멤버인 크리스(23)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소송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포스트 동방신기' 엑소가 동방신기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크리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결은 지난 15일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을 무효 소장을 접수했다"며 "SM이 연예인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원고를 부속품이나 통제의 대상으로 취급했으며, 모든 공연이나 행사, 출연에 대해 원고의 의사나 건강상태는 전혀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SM은 일방적으로 작성한 계산표만 제시하고 어떤 구체적인 설명이나 정산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고, 때문에 고강도의 업무나 왕성한 활동에 비해 항상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크리스가 SM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엑소K의 찬열은 자신의 SNS에 "권선징악"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려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권선징악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아 어떻게든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M은 지난 2002년에도 이른바 노예계약과 멤버간 갈등으로 인해 1세대 아이돌 HOT를 잃은 바 있다.
이러한 계약 문제는 자주 반복되어 비교적 최근인 2009년 7월엔 동방신기의 김준수, 박유천, 김재중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했다. 3년 4개월이란 길고 긴 소송 끝에 결국 JYJ(김준수, 박유천, 김재중)가 승소, 다섯 명의 동방신기는 영원히 볼 수 없게 됐다.
한편 크리스 측은 "이 전속계약은 연예인 지망생이던 원고에 대해 SM이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부당한 지배력을 행사한 것"이라며 "부당한 부담을 지워 직업선택의 자유와 경제활동의 자유 등 기본적인 인권을 과도하게 제약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크리스의 소송에 대해 SM 측은 "사실을 확인 중이며 매우 당황스럽다. 엑소의 활동이 잘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비교적 짧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크리스의 소송이 알려진 정오 이후 하락 반전하며 전일 대비 2,900원(5.82%) 급락한 46,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