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석 기자 ] 삼성SDI가 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분주히 뛰고 있다. 최근 삼성SDI와 제일모직 주가가 매수청구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서 합병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15일 각각 정정 공시와 공시 참고자료를 내고 오는 7월 합병 이후 계획을 상세히 밝혔다. 주주들이 합병 반대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기간(15~29일)이 시작된 데 따른 것이다.
삼성SDI는 공시에서 “합병하면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회사가 되며, 시너지를 통해 2020년 매출 29조원 이상의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일모직의 배터리 분리막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삼성SDI 고객인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제일모직 소재를 판매하며 △6576억원에서 1조3744억원으로 늘어나는 보유 현금으로 성장동력을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31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한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다. 이날 삼성SDI 주가는 15만3000원, 제일모직은 6만6600원으로 마감했다. 제일모직은 매수청구권 행사가격(6만7273원)보다 낮고, 삼성SDI도 매수청구 행사가(15만1660원)를 위협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합병 계획이 갑작스레 발표된 탓에 몇몇 기관투자가가 주식을 내다판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합병 시너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매수청구가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일모직은 이날 중국 광둥성 둥관에 첨단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을 준공하고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생산 제품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과 자동차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2010년 톈진 EP 공장을 준공한 제일모직은 이번 둥관 공장 준공으로, 중국 전 지역의 수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계를 갖췄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