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태 기자 ]
삼성전자는 직원들이 앞으로 해외 출장을 갈 때 가족을 동반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에서 일도 하고, 가족도 챙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업무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애플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선진 기업에선 이미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국내 대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출장 시 가족 동반 및 휴가사용 기준’을 마련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해외 출장 때 부모 배우자 자녀 등 가족과 함께 가려면 사전에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항공료 숙박비 등 가족 동반에 따른 경비는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또 주재원 등 현지 근무자에게 관광 가이드 등 편의를 요청할 수 없도록 했다. 출장 업무에도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위험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족 동반이 가능한 출장 지역에 제한은 없다.
다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국제가전박람회(IFA) 등 주요 전시회나 올림픽, 월드컵 등 글로벌 스포츠행사에는 업무 부담 등을 고려해 가족 동반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의 보안·기밀과 관련되거나 전략 과제가 수반된 출장도 가족 동반이 금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원들의 요구가 많아 시행하게 됐다”며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배려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외 출장 제도 개편안은 글로벌 기업들의 제도 등을 감안해 직원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쪽으로 해외 출장 규정을 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