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우울증…교사 절반이 '세월호 트라우마'

입력 2014-05-14 21:19
수정 2014-05-15 05:06
교총 설문조사…47% "수학여행 폐지해야"


[ 정태웅 기자 ]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전국 유·초·중·고교 교사 절반 정도가 우울증 등 신체 이상을 느꼈으며 60% 정도는 재난이 발생할 때 학생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8~13일 전국 교사 및 전문직 3243명을 대상으로 한 ‘학생안전 및 스승의 날 교원인식 설문조사’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본인이나 주위 선생님 중 불안증 우울증 등 ‘트라우마 증상’을 경험한 교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47.4%가 ‘있다’고 답했다고 14일 밝혔다. 학생의 위험 대처능력에 대한 질문에는 교원 58.8%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1~2년 이내 학생안전 교육이나 재난대비 연수·교육을 받지 않은 교원은 40%에 이르렀고 교육을 받은 경우에도 66.4%는 체험 없이 안내서와 강의자료 중심의 이론교육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활동 중 학생안전사고 위험을 경험했거나 위험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는 교원의 66%가 수학여행을, 20.3%가 수련회를 꼽았다. 수학여행 폐지에 대해서는 46.5%가 찬성, 28.2%가 학급 단위의 소규모 수학여행으로 변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교총을 비롯한 270여 교육·시민사회단체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시민사회가 학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힘을 모으자는 취지의 ‘학생안전망 협약’을 체결했다. 교육부는 해마다 15일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개최하는 스승의 날 기념식을 1982년 정부기념일로 부활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취소했다. 모범 교원에 대한 훈·포장 수여식도 잠정 연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