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상태 안좋아 더이상 못버텨"…QPR과 은퇴 합의
김민지 아나운서와 7월27일 결혼…지도자 계획은 없어
[ 최만수 기자 ]
‘영원한 캡틴’ 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이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축구화를 벗었다.
박지성은 14일 경기 수원 반정로 박지성축구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며 “무릎 상태가 다음 시즌을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 세 차례 월드컵 무대에 나섰고,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 활약했던 박지성은 24년 만에 화려한 축구 인생을 마무리했다. 그는 “많은 선배들이 은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눈물이 날까’ 생각했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축구 선수로서 미련이 남지 않는다”며 웃었다.
박지성의 은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2011년 1월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박지성은 그동안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고생해왔다. 원소속팀인 퀸스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가 2부리그로 강등된 뒤 지난 시즌 ‘친정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임대돼 마지막 불꽃을 태웠지만 무릎 통증이 더 심해졌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내내 ‘은퇴를 한다’ ‘QPR로 돌아간다’ 등 많은 말이 있었지만 오래전부터 은퇴를 생각했다”며 “팀에 돌아가 정상적인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QPR와 계약이 1년 남아 있는 박지성은 최근 토니 페르난데스 QPR 구단주와 만나 은퇴 문제를 논의했고 마침내 유니폼을 벗기로 합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아버지 박성종 씨, 어머니 장명자 씨와 자리를 함께한 박지성은 “오는 7월27일 김민지 아나운서(29)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박지성은 “많은 사람에게 받았던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번의 일원으로 오는 22일 수원 삼성, 24일 경남FC와의 친선전에 나서 국내팬들과 작별 인사를 한다. 7월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자선경기를 연다. 경기를 통해 마련된 성금은 희생자와 유족을 위해 쓸 예정이다.
박지성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지도자를 할 계획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지도자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은 누누이 밝혀왔다”며 “지도자 이외의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가를 꿈꾸고 있지만 정확한 목표가 아니고 어떤 식으로든 한국 축구, 스포츠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