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마운드 '불 끄는 石佛'…오승환, 12경기째 무실점

입력 2014-05-14 00:16
수정 2014-05-14 02:32

돌부처의 예열이 완전히 끝났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수호신' 오승환(32)이 무실점 행진을 12경기로 늘렸다.

오승환은 13일 일본 돗토리현 요네코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 1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말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안타 하나면 자칫 끝내기 허용과 첫 패전의 멍에를 쓸 수도 있는 상황. 상대 타자는 외국인 4번 타자 브래드 엘드레드였다.

하지만 오승환은 엘드레드를 상대로 침착하게 5구째 150㎞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 급한 불을 껐다.

오승환은 두 팀이 여전히 1대 1로 맞선 11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첫 타자 히로세 준은 좌익수 뜬공으로 잘 처리했다. 하지만 대타로 나선 다나카 코스케와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달 10일 요코하마 DeNA전 이후 이어온 36타자 연속 노히트 행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 기무라 쇼고를 고의 4구로 1루에 내보낸 뒤 8번 타자 이시하라 요시유키와 승부했다.

기습적인 스퀴즈를 시도한 이시하라는 공을 맞히지 못했고 타구는 오승환의 정면으로 향했다. 오승환은 빠른 대시로 공을 잡아 글러브 토스로 3루 주자를 홈에서 태그아웃 시켰다.

수비도 잘하는 수호신의 진면목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계속된 2사 1, 2루에서도 나카히가시 나오키를 149㎞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동점이 이어진 12회말 마운드를 넘긴 오승환은 일본 진출 후 최다인 1.1 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을 1.80에서 1.65로 낮췄다. 동점 상황을 실점 없이 막아 시즌 3번째 홀드도 기록했다.

한편, 한신은 오승환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12회말 소요기 에이신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1대 2로 패하고 말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