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먹거리 운동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풀무원 창립 30주년 맞아 '원경선기념관'

입력 2014-05-12 21:16
수정 2014-05-13 03:44
[ 강진규 기자 ]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원경선 풀무원농장 원장(사진)을 기리는 ‘원경선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풀무원은 창립 30주년과 원 원장 1주기를 기념해 충북 괴산군에 있는 ‘로하스아카데미’ 내에 기념관을 설립하고 12일 개관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원 원장의 장남인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남승우 풀무원 총괄대표, 이시종 충북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남 대표는 “원 원장의 이웃사랑과 생명존중 정신을 이어받은 풀무원은 작은 채소가게에서 출발한 지 30년 만에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바른 먹거리 원칙을 지키고 식품의 품질 기준을 높이겠다는 원 원장의 철학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기념관은 원 원장이 평소 강조했던 ‘풀무정신’을 중심으로 ‘흙·불·물·바람의 방’ 등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풀무정신이란 ‘대장장이가 쇠를 달굴 때 풀무를 사용하듯 사람도 농사일로 풀무질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게 한다’는 뜻이다.

원 원장은 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16세에 아버지를 여의면서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했다. 1955년 경기 부천에 땅 3만여㎡를 개간해 ‘농업 공동체’를 만든 것이 풀무원농장의 모태다.

1976년에는 경기 양주로 농장을 옮긴 뒤 국내 최초의 유기농민단체 정농회를 만들었다. 2004년부터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풀무원농장을 새로 일궜고, 인근에 ‘평화원’이라는 공동체를 세워 공동체운동을 이어갔다. 유기농을 통해 환경보호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녹색인상, 1995년 유엔 글로벌 500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1월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금의 풀무원은 장남인 원 의원이 아버지의 농장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할 목적으로 1984년 5월12일 설립한 채소가게가 시초다. 원 의원이 정계에 진출하면서 1993년부터 남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