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소프트웨어 교육 서두르자
[ 김태훈/임기훈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가 만든 ‘초·중등 소프트웨어(SW) 교육 강화 실무작업반(TF)’ 활동이 지지부진하다. 주된 이유는 교육부의 미온적 태도 때문이다. 미래부와 달리 교육부는 SW를 독립과목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크지 않다. SW 교육 시간을 늘리려면 다른 과목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업이 줄어든 교사들이 반발할 수 있다. 교육부가 SW 정규 과목화를 꺼리는 이유다. 교육과정 개편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런 반발을 의식해 교육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목이 늘어나면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교육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SW 교육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목소리에 따라 교과과정이 엉뚱한 방향으로 개편된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09년과 2011년 교육과정 개편 때는 기술·가정 수업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관련 교사들이 강력 반발했다. 이 때문에 SW를 가르치는 정보 과목이 나중에 엉뚱하게 일반 선택에서 심화 선택과목으로 밀려났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교육과정 개편 때마다 특정과목 교사단체들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며 “교사단체들의 이해가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중심으로 개편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뭇거리는 한국과 달리 선진국들은 SW를 필수과목으로 만드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은 새 학년이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초·중·고교 필수과목으로 ‘컴퓨터과학(CS)’을 넣는다. 미국에서는 1월 시카고시가 미국 대도시 중 처음으로 컴퓨터과학을 정규과목에 포함시켰다.
전문가들은 미국, 영국처럼 SW 코딩 교육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SW 교육을 현재의 기술·가정군이 아니라 과학군으로 분류해 별도 과목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제안한다. 한국컴퓨터교육학회장인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미국, 유럽 국가 상당수도 SW 코딩을 과학기술군에 넣어 과학 관점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임기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