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에도 밀리는 SW교육

입력 2014-05-11 22:10
수정 2014-05-12 04:13
STRONG KOREA - 전국 초·중·고 교장·교감 설문

"영·수만큼 중요하지만 못가르쳐" 81%


[ 김태훈 기자 ] 초·중·고교 교장과 교감들은 ‘컴퓨터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영어 수학만큼 중요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장·교감 10명 중 8명은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SW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과 함께 최근 전국 초·중·고교 교장·교감 144명을 대상으로 ‘SW 교육실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설문에선 교장과 교감에게 중학교의 수업 과목별 중요도를 물었다.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과목은 국어였다. 국어가 ‘중요하다’(매우 중요+약간 중요)고 답한 응답자는 95%였다. 다음은 과학(92.8%) 영어(89.5%) 수학(88.7%) 정보·사회(각 85.2%) 순이었다. 컴퓨터 SW 교육이 포함된 정보 과목은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이지만 영어 수학에 이어 중요한 과목으로 꼽혔다. 도덕(76.8%)과 체육(76.3%) 예술(76.1%) 기술·가정(61.9%)은 필수 과목이지만 정보 과목보다 중요도가 낮게 평가됐다.

그러나 설문에 응한 교장·교감의 81.3%는 학교에서 SW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유는 ‘정보가 선택 과목이어서 가르칠 기회가 적다’가 30.5%로 가장 많았다. 이어 ‘PC, 네트워크, 교육프로그램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27.4%), ‘대학 입시에 정보 과목을 배우는 게 도움이 안 된다’(24.9%) 등의 순이었다.

또 응답자의 91.8%와 92.5%는 각각 초등학교와 중·고교 교육 과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초등 과정엔 SW를 가르칠 과목이 아예 없고, 중·고교에서도 정보가 선택 과목인 것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21세기 공용어로까지 일컬어지는 SW는 가르치지 않으면서 중학교 기술·가정 수업에서 아직도 홈질 시침질 박음질 등 바느질 기법과 망치질법 등을 지도하는 건 시대착오라는 지적이다.

황윤록 부천 소사중 교장은 “상당수 학생의 장래 희망이 정보기술(IT)과 관련된 직업”이라며 “정보 교과를 필수 과목으로 만들어 SW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