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 반도체 공장 공식 준공…한·중·미 글로벌 생산 3거점 구축
중국 1100년 고도(古都)에 '디지털 실크로드' 新 바람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9일 반도체 중국 생산 시대를 열었다. 중국 내륙 지역인 산시성(?西省) 시안시(西安市)에 건립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012년 9월 기공 첫 삽을 뜬 이래 20개월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시안 공장에서 공식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중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 시대 개막을 알렸다.
고신개발구 남쪽 친링산맥 부근에 위치한 반도체 단지 부지는 총 34만5000평. 여의도 면적(88만평)의 3분의 1 크기다. 공장 연면적은 7만평 규모다.
◆ 한국-중국-미국 잇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구축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 준공으로 삼성전자는 한국-중국-미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체제를 구축했다.
3거점 체제에서 시안 공장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집중 육성된다.
국내에서 이미 성능과 양산성을 검증한 10나노급 낸드플래시(V-NAND) 메모리를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생산한다. 이중(듀얼) 생산체계로 양산 규모를 늘리고, 고객에게 보다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함께 미국은 시스템 반도체 생산 축을 담당한다. 경기도 기흥 및 화성에 위치한 국내 반도체 생산기지는 전체 제품군 생산 및 수율을 조절하는 본부 역할을 맡는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생산기지가 대거 몰려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수요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제품을 직접 생산해 중국 각지에 공급하면 현지 시장 및 고객 확보에 이점이 크다.
올해 말 반도체 테스트 및 패키징을 하는 후공정 라인까지 완공하면 일관 생산체제도 갖춘다. 첨단제품인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도 가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시안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사와도 글로벌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60여개사인 국내 협력사는 향후 100개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업체는 특히 V-NAND 분야 경쟁력으로 꼽히는 증착공정 비중이 높다.
◆ 중국 1100년 고도(古都)에 '디지털 실크로드' 新 바람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준공 기념사에서 "과거 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가 동·서양 문명 교류의 핵심 역할을 했다"며 "한국과 중국의 협력으로 탄생한 시안 공장이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의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안은 진나라, 당나라에 이은 중국 13개 왕조의 1100년간 수도였다. 과거 동양과 서양의 문물을 연결하던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도 유명했지만 내륙에 있어 경제 발전이 더딘 곳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서 유입 인구가 늘고, 산업 클러스터링 및 경제 발전 효과를 노린 글로벌 대기업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현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준공식에는 자오쩡융(?正永) 성위서기, 러우친젠(?勤?) 산시성 성장, 먀오웨이(苗?) 공신부 부장, 쉬셴핑(徐?平) 국가발개위 부주임 및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전재원 주시안 총영사 등 현지 관리들이 대거 참석했다.
러우친젠(?勤?) 산시성 성장은 축사를 통해 "삼성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산시성은 앞으로도 삼성과 그 협력사들의 발전을 지원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