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빗나간 해외 롱쇼트펀드

입력 2014-05-08 21:48
수정 2014-05-09 04:11
'금리+' 예상했지만
올 출시 펀드 절반
수익률 마이너스

신한BNPP아시아, -5.29%
中 비중 높을수록 손실 커


[ 황정수 기자 ]
공모형 해외 롱쇼트펀드의 절반이 손실을 내고 있다. 주식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플러스 알파(α)’ 수익을 낸다던 자산운용사들의 공언이 무색할 정도다.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공매도(쇼트·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사서 갚는 전략)한 중국 주식이 지난달 상승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박스권이나 하락장이 아닌 상승장에선 롱쇼트펀드 수익률이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부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5% 손실 낸 해외 롱쇼트펀드

8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월 전후에 출시된 공모형 해외 롱쇼트펀드 4종의 설정 이후 수익률(7일·A클래스 기준)은 -5.29~1.1%다. ‘신한BNPP아시아롱숏A1’(-5.29%)의 설정 이후 성과가 가장 부진했다.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A’도 설정 이후 2.81%의 손실을 냈다.

반면 ‘KB한일롱숏A’(0.75%)와 ‘하나UBS글로벌롱숏ClassA’(1.1%)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국내 롱쇼트펀드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0.56%)을 앞섰다.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대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리잡은 롱쇼트펀드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월을 전후해 해외 롱쇼트펀드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현재 해외 롱쇼트펀드 4종에 유입된 총 투자금은 755억원이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한·일 주식에 투자하는 롱쇼트펀드를 준비중이다.

○中 주식 공매도한 펀드 손실 커

중국 주식 비중이 해외 롱쇼트펀드의 희비를 갈랐다. 신한BNPP아시아롱숏과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은 홍콩 등 중국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공매도했는데 3월부터 시장이 반등해 손실이 났다. 현재(7일)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3월 저점(9203.07) 대비 5.86% 상승했다.

신한BNPP운용 관계자는 “설정 초기 포트폴리오 구축 과정이었던 3~4월에 주식 시장에서 업종 간 빠른 순환매 흐름이 나타났다”며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점이 저조한 성과로 이어졌지만 포트폴리오 재편성을 마쳤기 때문에 수익률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공매도했던 홍콩 주식이 오르면서 손실이 났다”며 “설정된 지 2개월밖에 안 지났기 때문에 성과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중국 비중 없이 선진국이나 한국·일본 주식으로만 운용한 롱쇼트펀드는 선방했다. 정병훈 KB자산운용 부장은 “일본 주식시장은 국내 주식시장과 비슷한 업종의 주식이 많아 롱쇼트전략을 활용하는 데 적합하다”며 “일본 자산운용사의 자문을 받아 보수적으로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플러스 알파(α)’ 맹신 말아야

전문가들은 해외 롱쇼트펀드가 항상 ‘플러스 알파(α)’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에 대한 맹신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롱쇼트펀드가 A주식은 매수하고 B주식은 공매도했는데, A와 B가 모두 오르면 A와 B를 매수한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종원 하나UBS자산운용 본부장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 롱쇼트펀드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하락장에 대한 위험(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투자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