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미대·음대 통합 없던 일로
교원대 '제2외국어학부안' 철회
상명대는 불어교육과 폐지 갈등
[ 윤희은 기자 ] 일부 대학이 당초 예정했던 학부·학과의 통폐합 및 폐지 방안을 잇따라 철회하고 있다. 학생 및 교수진의 반발에 따른 것이다.
8일 대학들에 따르면 숙명여대는 미대와 음대를 예술대학으로 통합하는 안을 최근 백지화했다. 통합 방안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대자보를 붙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성명서를 공개하는 등 크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학생과 교수진, 학부모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기존에 논의하던 예술대학 통합안을 거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원대는 독어교육과, 불어교육과와 신설 학과인 중국어교육과를 묶어 ‘제2외국어학부’로 통합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놨다가 없던 일로 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정원 감축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 반발도 있었지만 일반 대학에 비해 정원이 훨씬 적은 만큼 추가로 정원을 줄이는 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학과를 없애려다 물러선 대학도 있다. 강원대는 한문교육과와 가정교육과에 대한 폐과 방침을 지난달 철회했다. 대신 사범대 내부에서 학과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상명대는 불어교육과 등의 폐지를 추진 중이나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서강대에서는 행정조직 개편안이 학부 통폐합안으로 와전돼 개편안 추진이 어려워졌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부를 관리하는 행정조직을 개편하는 내용이었는데, 학부 통폐합이라는 예민한 문제로 잘못 알려져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일부 대학은 순조롭게 학부 통폐합을 완료했다.
세종대는 영어영문·일어일문·중어중문학과 등을 국제학부로 통합하고, 천문우주학과와 물리학과를 천문물리학부로 통합하는 안을 최근 확정했다. 중앙대도 지난해 가정교육·청소년학·아동복지학·비교민속학과를 없앴고, 한국외국어대는 올해부터 중국어대학과 일본어대학 내 3개 학과를 각각 2개 학부로 통합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