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발탁·박주호는 탈락…K리거 6명 불과
평균나이 25.9세 '젊은피'…28일 튀니지 평가전
[ 최만수 기자 ]
2014 브라질 월드컵(6월13일~7월14일)을 향한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주사위가 던져졌다. 홍명보호(號)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에 도전하기 위한 ‘옥석 고르기’를 마치고 출항 채비를 마쳤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45)은 8일 경기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브라질 월드컵에 나설 선수 명단 23명을 발표했다. 월드컵을 35일 앞둔 가운데 이제 최종 담금질인 평가전과 ‘베스트 11’을 위한 주전 경쟁만 남았다. 홍 감독은 “고민을 거듭해 어제 저녁 23명을 확정했다”며 “32개국 가운데 가장 힘든 도전을 해야 하는 팀인 만큼 무엇이 필요한지 점검해 선수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박주영 공격선봉, 박주호 이명주 탈락
가장 관심을 끈 원톱 스트라이커 자리에는 봉와직염(피부 조직에 나타나는 급성 화농성 염증)으로 치료와 재활을 해온 박주영(왓포드)이 발탁됐다. 이근호(상주 상무), 김신욱(울산)이 백업 자원으로 나설 예정이다. 구자철(마인츠)은 멀티 플레이어로 원톱을 지원하는 2선 공격수 역할을 맡는다. 박주영에 대한 특혜 논란에 대해 홍 감독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박주영이 가진 경험을 배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왼쪽 날개 공격수에는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시티), 오른쪽 날개 공격수에는 이청용(볼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발탁됐다. 또 ‘마지막 10%’를 놓고 고민했던 미드필더 자리에는 기성용(선덜랜드) 하대성(베이징 궈안)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홍 감독의 선택을 받았고 박종우(부산)가 경쟁자였던 이명주(포항)를 제치고 승선에 성공했다.
홍 감독이 가장 신경 써온 포백(4-back) 자원으로는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와 이용(울산)이 좌우 풀백으로 뽑혔다. 중앙 수비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가 선발됐다. 박주호(마인츠)는 봉와직염 치료 부위가 아직 아물지 않아 끝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해외파 17명 역대 최다
홍명보호의 가장 큰 특징은 17명에 달하는 해외파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의 10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 중 9명이 유럽에서 뛰며 8명은 아시아 클럽 소속이다. 반면 K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13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연령대가 젊어진 것도 눈에 띈다. 남아공 월드컵 대표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7.5세였다. 당시 명단에는 2002 한·일 월드컵 주역이었던 이운재, 안정환 등 30대 선수가 7명 포함됐다. 홍명보호의 평균 연령은 25.9세로 남아공 때보다 1.6세 젊어졌다. 30대 선수는 33세인 곽태휘(알 힐랄) 한 명뿐이다. 가장 어린 선수는 1992년 7월생인 손흥민으로 22세다. 젊음에서 나오는 패기가 강점이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험은 약점이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홍 감독과 함께 출전했던 선수가 7명 포함된 것도 특징이다.
축구협회는 최종 명단 23명과 비공개한 예비 명단 7명을 합친 30명의 예비 명단을 이날 FIFA에 보낼 예정이다. 축구 대표팀은 오는 12일부터 파주NFC에서 소집훈련을 시작한 뒤 28일 튀니지와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고 30일 최종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로 출국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