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인 둘째 아들은 올해 대학에 갓 입학한 프레시맨입니다. 녀석이 어제 5월 7일, 어쩐 일로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부지,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 잠시 후 “내일 이구나 힛...”하고 다른 메시지가 온데 이어 “멍청한 아들을 용서하세요.”라는 정정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녀석에게 답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들, 우스갯소리로 크리스마스가 되기 이전에 인사를 할 때 ‘미리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것처럼 미리 어버이날 감사 메시지 보낸 줄 알았다. ㅎㅎㅎ!”
아들은 진짜 ‘어버이날’인 오늘 5월 8일 아침 식사를 하다 멈추고 현관으로 나오더니 이제 자신 보다 ‘덩치’가 작아진 ‘아부지’를 꼭 껴안고 귓속에다 “감사합니다”고 속삭입니다.
지하철을 내려 걷다가 스마트폰의 꺼내 음악을 끈 뒤 ‘엄마’라고 저장된 전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아이구 우리 둘째 아들이요? 전화 자주 좀 하세요. 건강 잘 챙기고...”
마구 쏟아내는 어머니의 당부 말씀에 “네, 네. 네”만 연발하다가 겨우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 아침은 잡샀어요?” “오냐, 묵었다. 아들 전화 자주 하거래이...” 또 “네”란 말만 하고 끊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생 469명에게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들의 대부분(96.2%)가 “부모님이 어느 순간 작아 보여 슬펐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어린 시절 슈퍼맨과 같이 느껴지던 부모님의 뒷모습이 언제 저렇게 작았나 싶어 가슴이 먹먹해지더란 게 이들의 설명입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 조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대학생들은 부모님이 작게 느껴진 순간 1위로 “부모님 얼굴에서 주름, 연세가 보일 때”를 꼽았습니다. 4분의 1이 넘는 비율인 27.9%가 이를 지적했습니다.
대학생들은 이어 ‘직장이나 사업 문제로 고민하거나 힘들어 하실 때’ (19.1%)' ‘부모님께서 편찮으셨을 때 (12.4%)'를 지목했네요.
또 ‘나란히 섰는데 어느 순간 자신이 부모님 보다 몸집이 컸다는 걸 알았을 때 (10.4%)' ‘잠드신 부모님을 바라보다가 문득 (8.0%)' ‘나 때문에 우실 때(6.7%)' ‘정말 별 것 아닌 일, 선물에 아이처럼 기뻐하실 때 (5.1%)' ‘부모님께서 한숨을 쉬실 때 (4.7%)' 부모님이 작아졌다는 걸 느꼈다고 이들은 답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마음에는 있지만 부모님께 평소 하기 힘든 말로 “사랑해요”(48.3%로 1위) “고마워요” (12.5%) “나 때문에 힘들지요” (11.3%) “미안해요” (9.1%)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7.7%)를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런 말 하는데 ‘세금’ 붙지 않지요.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무상으로 사용 가능하고 하면 할수록 기쁨이 배가됩니다.
조사에 응한 대학생들은 반대로 ‘부모님께 마음에 없이 툭툭 내뱉게 되는 (사용금지) 말’로 이런 것들을 꼽았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30.9%로 1위) “아 몰라요”(18.9%) “아 쫌!” (13.4%) “(건성건성 내뱉는) 네~” (12.3%) “이따가요(있다가요)”(5.9%) “어떡하라구요” (5.4%) “지금 좀 바빠요” (4.7%)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최근 부모님과 손을 잡아본 적이 있는가?’란 질문에 남자 61%, 여학생의 약 53%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최근 부모님과의 포옹 여부에 대해선 남자 75%, 여자의 68%가 ‘없음’이라고 표시했습니다. 오늘 부모님을 살며시 안아보시길...